Day 5

by 은수달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다. 또 꿈을 꾸었다. 햇살이 큰 창 너머로 침입해 잠에서 깼다. 엘리베이터 안의 남자아이가 외친 ‘해피데이’ 잠시 길을 헤매다 곧 방향을 찾았다. 자가용의 먼지를 털고 짐을 내렸다. 반갑지 않은 고지서들.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짐을 정리하고 곧바로 빵을 데웠다. 생각난 김에 차도 우려낸다. 대만에 다녀온 친구한테 받은 선물이다. 올해 겨울은 바람과 함께 찾아왔다. 해마다 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우린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가는 걸까. 부드러운 버터 향과 차의 향기가 입안에 맴돈다.



죽음이 눈앞에 있다고 해도 글을 향한 열정만큼은 살아있으면 좋겠다.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아침이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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