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계

by 은수달

나는
생존-기계.

부품의 역할을 위해
베이글과 커피를
위장에 집어넣는다.

맛을 즐길 겨를은 없지만
재즈 음악은 귀에 들어온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나는 태어날 운명이었나,
아님 욕정의 결과물인가.

탄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기꺼이 부품이 될 것인가.

버튼을 잘못 눌렀는가.
자꾸만 오작동하는가.
비상벨을 누르고 싶지만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아.

나는
자본주의가 낳은
생존-기계다.

매거진의 이전글밀물과 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