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by 은수달


"미수금 내역 확인해 보고 안 들어온 데 있으면 전화해서 달라고 해라."


매월 이맘때쯤 되면 미수금을 받아내느라 사장님부터 차장님, 나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하지만 두 달 넘게 입금을 미루는데도 독촉하지 말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업체부터 곧바로 입금해 주겠다는 업체까지 다양하다.


"알아서 보내줄 텐데 왜 전화했니?"

"들어올 때가 되었는데 안 들어와서요."

"여긴 왜 아직 연락 안 했니?"

"조금만 더 기다렸다 오후에 해보려고 했어요."


직장인의 고충 중 하나는 아무리 신경 써도 실수를 하거나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때일 것이다.


'앗, 실수로 공급가만 보냈네. 나머지도 마저 보내줘야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안 하던 실수를 한다. 결산에 감사까지 업무가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평소에 잘 해내던 일까지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회장님이 자재 잡으셨던데요."

"내용 확인하고 직접 출력하면 되잖아요."

"후판인데 내용 수정할 것 있나 해서요."

"코일만 도착지 변경해 주면 돼요."


매번 주문하는 제품의 특성이 달라서 그에 맞춰 내용도 수정해야 한다. 지난번에 실수한 뒤론 차장님이 도맡아 하고 있는데, 오늘따라 업무가 많은지 짜증을 내며 내게 넘겼다. 이해는 하지만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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