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설비를 앞두고 소장님과 상의할 일이 있어서 오전에 어머니랑 같이 현장에 들렀다. 그 사이 3층이 올라가고 있었다.
"곧 장마 오면 공사 제대로 못 하니 첨에 바짝 해놓고 나중에 속도 늦추면 됩니다."
공사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어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소장님이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해준다. 본인이 살 집도 몇 번 지어보고, 현장 경험이 많다 보니 어려운 건축 용어가 나오면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어디까지나 건물주의 취향이나 생각이 중요하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주저 없이 얘기해달라고 했다.
"지금은 기본적인 자재만 고르고, 나중에 마감할 때 인테리어 자재나 조명 같은 것 고르시면 돼요.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건물이나 자재 발견하면 사진 찍어 오셔도 되고요."
"전기는 한 번 설치하면 나중에 바꾸기 힘드니 지금 얘기해주세요."
"시멘트 회사가 파업이라 자재비도 많이 오를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긴 미리 사놓아서 다행이에요."
자재비가 오를 것을 우려해 건설사에서 꼭 필요한 자재는 선주문한다고 한다. 하루 사이에도 껑충 뛰는 자재비 때문에 건설사도 요즘엔 이득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소장님한테 양해 구하고 둘러본 현장. 기초 공사를 튼튼하게 해야 나중에 하자도 덜 발생하고 수명도 길어진단다. 생각보다 다양한 자재들이 투입되고 있었고, 각 분야에서 인부들이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었다.
전에는 예사롭게 보이던 주택들이 지금은 건물주의 시선에서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옆에서 지켜봐 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이들이 있기에 한편으론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