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고민과 선택의 연속

by 은수달


드디어 자재 고르는 날이 다가왔다.


하필 교육 있는 날이라 어머니랑 여동생이 나 대신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마침내 외장재를 고르는 데 성공했다.


"종일 신경 썼더니 머리 아프네."

"이제 시작이에요. 인테리어 자재는 종류도 많아서 더 고르기 힘들 텐데요."


바로 옆 건물이 붉은색 벽돌인 데다 공사비도 많이 들였다는 얘길 들었다. 하지만 정해진 예산이 있는 데다 무리해서 비싼 자재를 고를 이유는 없었다. 거기다 인테리어는 유행을 타기 때문에 5년 정도 내다보고 골라야 한다고 했다.

'튼튼한 걸로 하자니 색상이 마음에 안 들고, 맘에 드는 자재는 내구성이 떨어지고... 무늬도 질감도 다양해서 뭐가 어울릴지 도통 모르겠네.'


[고심 끝에 고른, 옅은 색의 자연석 외장재]


선택 장애가 별로 없는 편인데 이번 공사를 진행하면서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1층부터 천천히 둘러보며 혹시나 놓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2층 안방 쪽 창문이 작아 보여 좀 더 확장했어요."

"가능한 자주 와봐야 건물도 더 좋아진답니다."

"1층 계단 밑 공간은 어차피 남으니 창고로 쓰는 건 어때요?"

소장님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엔 택배를 현관 앞으로 받으니 건물 입구에 무인 택배함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택배함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데다 비가 오면 훼손될 우려가 있으니 차라리 1층 로비에서 받게 하는 게 나을 텐데요."

"그럼 부재 시엔 택배 기사한테 비번 알려주고 1층 창고 앞에 두라고 하거나 상가를 통해 받는 게 낫겠네요."


보안만큼 중요한 편리성을 두고 소장님과 진지하게 논의했고,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건축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공사!! 담당자가 어머니의 지인이라 두 배로 더 신경 써주고 있어서 고맙고 한편으론 미안했다.


"집안에서 에어컨 리모컨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벽 쪽에 전선을 넣어 스위치를 따로 만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좋죠."

"복도도 그냥 두면 밋밋하니 벽등을 설치해 간접 조명으로 활용해도 되고요."

"그것도 좋지만, 건축가 입장에선 미적인 부분도 중요하니 복도를 살리려면 그림이나 사진으로 포인트를 주는 걸 추천합니다."


건축주와 투자자, 소장과 전기기사가 머리를 맞대다 보니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걸 통합해서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 바로 건축주인 나의 몫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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