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 제목처럼, 요즘엔 다정함이 대세다. 여자들이 선호하는 남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다정함은 필수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호감을 자신한테 보내는 개인적 호감으로 착각해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플러팅이라고 착각해 혼자 썸을 타거나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웃지 못할 사연도 많다.
그럼에도, 다정함은 복잡하고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토핑이 아닐까 싶다. 학생들을 과잉보호하고, 남녀 간의 사소한 접촉조차 오해의 소지가 되는 분위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은수 님은 세심하고 다정한 것 같아요."
모임에서 주로 리더 역할을 맡다 보니 자연스레 모임원들을 챙겨주곤 했는데, 그것이 누군가에겐 '다정함'으로 보였나 보다. 그러나 한 때는 다수의 이성한테 플러팅 한다는 오해를 받아서 일부러 행동을 조심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친절함을 베풀 수 있는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친절하고 보기로 했다. 어떻게 행동하든 누군가는 오해하거나 자기 식대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니까.
얼마 전, 생수 배달하는 직원이 달려오더니 과자를 건네주었다. 전에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챙겨준 걸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카페일을 할 때도 고생한다며 한 번씩 간식을 챙겨주는 손님부터 바닥에 음료를 쏟아 미안하다며 밀대 걸레를 달라고 하는 손님까지 기억에 남는 다정함이 많다.
"그동안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해요."
몇 년 전,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일할 때 아침마다 무표정한 얼굴로 주스를 주문하던 손님이 있었다. 처음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나 싶었지만, 딱히 컴플레인을 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변함없이 웃으면서 대해주었다. 한 달쯤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일 때문에 힘들어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한결같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나의 태도가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은행을 방문할 때도 잊지 않고 간식을 챙겨간다. 처음에 까칠하게 굴던 담당자도 몇 번의 간식공세 끝에 마음의 문을 열고, 지금은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어쨌든, 다정함이 인생을 극적으로 바꾸진 않더라도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