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어 보면 9살 무렵인 것 같다. 삼 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는 죄(?)로 난 어릴 때부터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요리는 넘사벽이라 가끔 밥상 차리는 것만 도와주곤 했다.
그러다 또래 여자아이가 사는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너 라면 끓여본 적 있어?"
"아니."
위에 오빠가 있는 막내인데도 그 친구는 혼자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한 번 해볼래?"
친구의 권유로 생에 첫 라면 끓이기에 도전했고, 그 뒤로 집에서 라면 끓이는 건 내 몫이 되었다.
한 때, 송정 바닷가 주변이 길게 선 차량들 때문에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다. 주범(?)은 바로 문 토스트!!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부산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간식 중 하나였다. 어느 날, 마음먹고 지인들과 한 시간 넘게 기다려 그것을 맛보게 되었다. 도톰한 계란 토핑에 치즈 듬뿍, 혼자 먹기엔 양이 넘치도록 많았다. 하지만 자주 먹기엔 이삭 토스트나 부산대 정문에 파는 토스트가 훨씬 나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