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평소처럼 출근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올라탄 뒤 시동을 걸려는 순간 느낌이 이상하다.
'어라? 주말에 안 탔다고 벌써 방전?'
문득 과거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몇 년 전, 자가용에 고양이가 숨어들어 블랙박스와 연결된 전선을 뜯어먹은 적 있다. 오래된 거라 교체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문제는 배터리가 지나치게 자주 방전되었다는 거다. 그때만 해도 블랙박스와 배터리의 연관성을 짐작도 못 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 세 번 연속 방전 사건(?)을 겪고 난 뒤 서비스 센터에 들러 정밀진단을 받았다.
"블랙박스 언제 설치하신 거예요?"
"5년쯤 된 것 같은데요."
"블랙박스에 연결된 선이 불량이라 배터리에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났고, 결국 가까운 정비소에 들러 새 걸로 바꾼 뒤 한동안 괜찮았다.
하지만 겨울철이라 그런지 사흘 만에 결국 방전되고 말았다. 주말에 한 번씩 자가용을 몰곤 했었는데, 요즘엔 피곤하기도 하고 딱히 외출할 일도 없었다. 거기다 보험사에 연락하니 고객 정보가 조회되지 않는단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한 뒤 담당자에게 가입 여부를 다시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내 입장에선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주말에 들어온 스토어 주문 건이 절판이라 개정판으로 바꾸어야 한단다. 금액이 구판이랑 동일하면 교환만 해주면 되는데, 차이가 많이 나서 업데이트한 뒤 고객들한테 양해를 구해야 한다. 한동안 조용하다 싶더니 또다시 머피의 법칙이 발동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성가시고 복잡하긴 해도 해결방법이 있다는 것. 이런 일일수록 신속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 길고 분주한 하루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