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의 휴가인지 모르겠다. 공식적인 휴가 외엔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 엔잡러, 그리고 번아웃.
질병을 핑계로 엄살 좀 피웠더니 사장님이 며칠 쉬란다. 마침 그리 바쁘지 않은 시기라 당당하게(?)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제부터 사장님은 수시로 연락해서 내 상태를 점검(?)하느라, 업무 보고하느라 바쁘다. 거기다 부가세 신고 기간이라 성가심이란 소시지가 덤으로 주어졌다.
오전에 중요한 일을 마친 뒤 점심 먹고 소파에 반쯤 드러누워 드라마를 보다 잠들었다. 백수의 가장 큰 장점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다는 것. 원시시대에 인간은 하루 서너 시간만 일하고 나머진 놀고먹는 데 썼다고 한다. 하지만 문명인으로 밥벌이하면서 살아가려면 하루 8시간 이상 일하고, 휴가도 눈치 보면서 써야 하며, 언제 노동시장에서 밀려날지 몰라 불안에 떨어야 한다.
휴가 이틀째이지만, 새삼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싶은 존재인지, 또 얼마나 남의 시선이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지, 그리고 남의 일에 무관심한지 깨닫고 있다.
그래도 요즘엔 라이팅 클럽 덕분에 삶의 활기를 되찾고,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내 말에 집중하는 이들을 볼 때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과 행복이 솟아오른다. 그래서 더 열심히 쓰고, 더 부지런히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오늘의 주제는 '소재 및 주제 정하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라면 소재나 주제를 좀 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문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때론 버겁고 회의감이 들지만, 그래도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다 보면 귀찮아도, 내 성향과는 맞지 않는 일이라도 하게 된다. 그래, 나는 문명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