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도 끝난 게 아닌 일은 많다. 하지만 건물을 짓는 일은 또 다른 영역이라는 걸 매일 실감 중이다.
부가세 신고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려다 또다시 멘붕이 왔다. 매입내역, 즉 전자세금계산서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급내역, 즉 거래처에 입금한 내역이 필요하단다.
하지만 사업자 통장을 뒤늦게 만든 데다 각각 다른 통장에서 입금해주어서 내역도 따로 뽑아야만 했다. 그중 모 은행의 내역이 인터넷으로 조회되지 않아 직접 해당 은행을 방문했고, 스마트뱅킹 및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까지 마쳤다.
오전에 짬 내서 현장에 들렀더니 외벽의 타일을 붙이고 있었다. 거기다 바닥엔 난방용 열선이 깔려 있어서 슬슬 집짓기 실감이 났다.
1층 앞쪽에 설치할 우편함. 벽 안에 매립할 거라서 미리 주문해달라고 며칠 전에 소장님이 요청했다. 인터넷을 뒤져 찾은 전문업체. 주문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 현장에 직접 싣고 갔다.
근처에서 식사한 뒤 무인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차에 실으면 쏟아질까 봐 직접 걸어서 배달완료. 마침 소장님이 현장에 있어서 사무실 테이블 위에 두고 나왔다.
허가받고 착공 신청까지 3년.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최소 3년은 늙는다는 집 짓기를 결심했다. 주위에서 생각보다 힘들고 감수해야 할 것도 많다는 얘긴 종종 들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고민했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된 건물을 지으려면 적어도 참을 인 백 개는 마음속에 새기며, 때론 욕심이나 고집을 내려놓고 전문가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타일은 유행이 금방 바뀌기 때문에 재고를 넉넉하게 구입하는 게 좋아요. 구입하고 바로 단종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재 구하는 방법과 유의사항을 꼼꼼하게 알려주는 소장님,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인부들, 그리고 본인 일처럼 두 발로 뛰는 투자자. 그 사이에서 난 큰 사고가 생기지 않길 기도하며 매일 감사 일기를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