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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김밥을 좋아하는 수달

by 은수달


"샐러드 김밥 하나 주세요. 단무지는 빼 주시고요."


종일 사장님 대신 운전하느라, 업무 하느라 지친 난 귀가하자마자 근처 분식집으로 향했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기 위해.


수달이 김밥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간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라면도 있다. 하지만 물을 끓여서 붓고 익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학부 시절, 샌드위치와 김밥을 지겹도록 먹어서 한동안은 일부러 찾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떠오를 때가 있다.

아니, 유난히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을 때면 떡볶이 다음으로 생각나는 메뉴 중 하나다.



오늘 아침, 시청 근처에 들러 사장님을 픽업했다. 현장에 도착한 뒤 평소처럼 갓길에 주차를 하려니 거기 말고 건물 앞쪽에 대란다. 그래서 건물 앞에 적당히 주차하려니 이번엔 방지턱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그럼 여기 주차할게요."


하지만 주차장 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단다.

"사장님,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본인이 대강 설명해놓고 상대가 못 알아듣는다고 짜증 내거나 화를 낼 때가 많은 사장님이다. 참다가 결국 나도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요즘엔 해가 짧아져서 그런지 피로가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날이 어둑해지면 집에 일찍 돌아가 씻고 편하게 쉬고 싶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지금처럼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오래전에 써놓은 소설을 발견했는데, 다듬으면 재밌을 것 같아서 고쳐 쓰는 중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정신병원에 오게 된 환자와 그들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 부조리를 꼬집고 싶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처럼. 위대한 작가는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나도 과연 그럴 자격이 있을까, 아니 나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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