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건축주의 계약 일지

by 은수달


"4시에 또 계약하러 가야 하는데... 십분 밖에 안 남았네."


오늘은 계약만 3건. 일주일 사이에 선금 받고 구두계약만 맺은 임차인이 4명이다. 그중 3명과 잔금 치른 후 정식 계약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호 세입자와 얘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다음 약속시간에 늦을 뻔했다.


계약 전날 부동산 통해 특약에 넣을 사항을 확인한 뒤, 일부 내용을 수정했고, 당일엔 차근차근 내용을 확인하고 각자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었다.



"월세에 당연히 관리비 포함되는 것 아닌가요? 근데 일 년 후에 따로 받는 건 너무하네요."

"보통 주택도 공동관리비 따로 받는데, 이번에 첫 입주라서 포함시켰어요."

"전출할 때 청소비는 왜 받아요? 내가 깨끗하게 쓸 건데..."


며느리와 아들 가까이 살면서 손주를 돌봐주기 위해 이사온다는 세입자는 나이가 생각보다 많고 깐깐하게 굴었다. 그리고 특약사항을 일일이 따져가며 우리를 갑질(?)하는 임대인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언성 높여봤자 좋을 게 없어서 최대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뒤 양해를 구했다.


쓰레기 배출 안내문과 유의사항을 프린트해서 나눠주며 새삼 내가 임대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본인이 시간 날 때마다 복도 청소를 해주겠다는 임차인부터 전입신고, 쓰레기 배출 등 본인이 미리 알아본 임차인까지... 연령대도 직업도 다양한 이들이 한 건물에서 앞으로 같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계약 시 임대인의 유의사항

1. 등기부 등본을 미리 확인해본다.
2. 특약으로 넣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부동산과 협의한다.
3. 계약서를 작성하는 날에는 신분증과 도장을 챙겨 정시에 도착한다.
4. 계약하는 동시에 잔금을 치르도록 한다.
5. 임차할 공간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남겨둔다.
6. 비품, 리모컨, 사용설명서 등을 잘 보관해두었다 임차인에게 전해준다.
7. 임차인이 가전제품을 사용하다 수리가 필요한 경우 임대인에게 먼저 문의할 것을 권한다.
8. 임차료가 연체될 경우 익일에 문자로 공지한다.
9. 하자보수 기간 내에 하자 발견 시 임대인에게 즉시 알려주고, 하자보수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권유한다.
10.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를 개별로 고지할 건지, 합산해서 나눌 건지 미리 정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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