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공모전 대신 독립출판

by 은수달


"저희랑 소설 한 번 같이 써 보실래요?"


어느 북튜버의 제안을 받은 건 2년 전 봄이다. 그 당시에 지인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소설 쓰기 제안을 받은 건 SNS를 통해서였다.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고, 매달 같은 주제로 단편소설을 쓴 뒤 서로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서 등단한 사실은 굳이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재작년 가을, 그동안 쓴 소설들을 모아 단편소설집을 내보자고 했다. 마침 에세이를 출간하려고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던 차였다.


출판사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2쇄 이상 찍어야 출판시장에서 그나마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독서 인구, 그중에서도 소설을 읽는 독자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소설가로 살아남는 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자비출판이라는 차선책도 있었지만, 기왕이면 내 작품을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었기에 보류했었다.




시간 날 때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조금씩 써놓은 글들을 모으니 분량이 제법 되었다.


하지만 평범한 에세이는 나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 아무리 읽기 편하고 독자층이 넓다고 해도 읽고 나면 기억에서 금방 사라질 책을 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교훈적인 글은 이미 질릴 만큼 읽어왔다.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주제를 다룬다면 전공서나 다름없을 것이다. 쉽게 읽히되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에세이.


어쩌면 집필 의도가 분명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려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했던 것 같다.


내용만큼 구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목차와 구성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사진의 위치부터 행간, 폰트, 문체까지 건물의 인테리어를 직접 시공하는 것처럼 구석구석 내 손길이 닿도록 했다.


출판사에 최종 원고를 넘기고 수정 작업을 마칠 때까지가 아마 가장 바쁘면서도 번거로운 과정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 사정으로 출간 날짜가 지연된 데다 수정할 부분도 생각보다 많아서 포토 에세이 <이상한 나라의 수달>이 탄생하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내겐 의미가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앞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내는 것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원석이 좋아야 세공해도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듯한 기법이나 문체로 독자들을 잠시 붙잡아둘 수는 있지만, 꾸준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작가로서의 인지도를 쌓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


처음부터 공모전 당선 혹은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거창한 목표 대신 자신만의 글들을 예쁘게 빚어서 독립출판이라는 세상으로 내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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