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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아, 건강하자

by 은수달


부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며 기도한다.


하지만 점점 자라는 걸 보면서 공부도 잘하고, 부모 말 잘 듣고, 나중에 좋은 대학도 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쩝쩝...


근무 중인데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려 고개 돌리니, 아톰 대리님이 식사 중이다.


몇 달 전, 기력이 쇠약해지고 디스크까지 생겨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녀석이다. 그런데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잘 뛰어다닌다. 사료랑 간식 바꾸고 옆에서 세심하게 돌본 덕분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여든이 넘었는데도 또래 견들에 비하면 굉장히 건강하고 활발한 편이다. 과장님이 키우는 반려견은 걸음도 잘 못 걷고 위장이 예민해서 탈이 잘 난단다. 오늘도 장염에 걸려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조퇴했다.


애완동물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데다 어릴 적에도 마당에서 개를 키운 게 전부라 집안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몇 년 전에 아톰 대리가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같이 지내면서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지금은 소통도 할 수 있다.


반갑게 짖으면서 주위를 맴돌면 간식 달라는 것이고, 가만히 서서 낮게 짖으면 쓰담쓰담해 달라는 것이다. 심기가 불편하면 사무실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짖는다.


요즘엔 썸견(?)이 생겼는지 외출이 부쩍 잦아졌다. 비 오는 날엔 밖을 못 돌아다니니 침울해한다.


간식도 너무 많이 주면 탈 나거나 비만이 될 수 있으니 정해진 시간에 소량씩 주고 있다.


무엇보다 아톰 대리는 물을 많이 마시고 면역력이 강한 편이다.


공장 주변을 맴돌다 자신이 머물 곳을 찾았고, 직원들이 살뜰히 보살펴줘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따뜻한 보금자리와 훈육도 중요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것도 부모나 보호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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