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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에세이스트
외할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다
by
은수달
Mar 26. 2023
아버지와 함께 사업하느라 바빴던 엄마는 삼 남매를 돌볼 여유가 없었고, 가까이 살던 외할머니가 종종 호출되었다. 덕분에 우린 외할머니랑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얼른 외갓집에 가자."
명절에 큰댁에서 제사를 지내고 나면 삼 남매는 이구동성 외가행을 외쳤다. 그곳엔
우릴 언제나 반겨주는, 따뜻한 외가 식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
세 살 무렵부터 외할머니 손에 자란 남동생은 그분을 엄마라 불러 진짜 엄마가 서운해한 적도 있다. 난 엄마보단 외할머니를 훨씬 많이 닮아서 그런지 같이 다니면 늦둥이 딸로 오해받곤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다들 흩어지고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시니 외가에 갈 일은 없었다. 가끔 그 동네를 지나칠 때면 어린 시절이 아련해질 뿐.
어느 늦은 밤, 삼 남매가 뛰어놀던 외가 근처를 지나쳤다.
'외할머니랑 같이 밥 먹고 싶다. 대부분 순간들이 좋았었는데...'
엄마랑은 크고 작게 부딪치는 일도 많았고, 성격 차이도 많이 나서 힘들었지만, 외할머니와는 별다른 다툼이나 갈등이 없었다.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던 그분의 포용력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다른 내 편이 생기긴 했지만, 가끔은 마냥 기댈 수 있었던 외할머니의 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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