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고 나누자

by 은수달


돌이켜 보면, 내가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릴 적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좀 더 크고 나서는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취업을 잘하거나 먹고살기 위해, 혹은 누군가와 감정이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글을 써왔다.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존재한다면,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면 난 계속 글을 쓸 거예요."


앞날이 보이지 않고, 글쓰기 자체에 회의를 품었을 때 잠시 절필을 마음먹기도 했다.


그러나 누군가 왜 계속 글을 쓰느냐고 묻는 말에 위와 같이 대답했다. 무심코 나온 답이었지만, 그 속에 글쓰기에 대한 목적과 기대가 숨어있었던 것이 아닐까.



커피 드 포트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내가 읽은 책은 전공서적 포함해서 200여 권이다. 그 많은 책들을 도서관에서 매번 빌릴 수가 없어서 절반 정도는 구입했는데, 덕분에 책장은 금방 채워졌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그 모든 것들이 나의 피와 살이 된 것은 아니다. 때론 이해하기 힘든 전공서나 원서를 붙들고 앉아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답을 찾아 숨바꼭질했고, 때론 기대와는 너무 다른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가치관 때문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충동적으로 산 물건들은 금방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책은 예외인 것 같다.


아무리 재미없어도 절반 이상은 읽게 되고, 더 이상 필요 없으면 중고로 팔거나 기부한다.


그렇게 내 손을 떠나간 책들이 어림잡아 200여 권은 되는 것 같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책장을 다시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도서관처럼 분야별로 파트를 정한 다음 '국가-저자-출판사' 순으로 재정리했다.


특별히 아끼는 문학동네 시리즈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 글쓰기 관련 책들, 재테크, 역사, 인문학 등

서재에 저마다 자리를 차지한 책들을 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번역이 비교적 매끄럽고 잘 되어 있는, 문학동네와 펭귄클래식코리아 전집들>



그중에서도 글쓰기 책들은 틈틈이 찾아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글쓰기 팁을 알려주기 위해, 정확한 표현을 확인하기 위해, 때론 내게 필요한 글쓰기 전략이나 마음가짐을 재고하기 위해.


무언가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하려면 누군가에게 자신이 아는 내용을 가르쳐보면 된다.


지능이 높거나 지식이 풍부한 것과 그걸 자기 식으로 소화해서 누군가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커뮤니티에서 3개월째 온라인으로 글쓰기 코칭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발전한 걸 느낀다.


매일 다른 키워드나 주제를 던져주고 그걸 참가자들이 댓글로 남기는 방식인데, 꼼꼼하게 읽고 피드백해주다 보면 다양한 글들을 접할 수 있고 신선한 재미도 덤으로 느낄 수 있다.








몇 년 전, 어느 대학교에서 했던 특강도 기억에 남는다. 주제는 '2시간 만에 보고서 쓰는 법'이었다.


보고서나 기획서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 위주로 모아서 정리했으며, 그걸 영상으로 보여준 뒤 실전에 적용하는 법도 알려주었다.


강의하는 중간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실습 과정을 재밌어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동안 열심히 갈고닦은 노하우가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단계별, 주제별 글쓰기 참고도서>

1. 글쓰기 기초 및 동기 부여

-안광국, 글쓰기는 처음이라

-황상열, 닥치고 글쓰기

-정여울, 끝까지 쓰는 용기


2. 글쓰기 전략 및 디테일 살리기

-정희모, 이재성, 글쓰기의 전략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앤 핸들리, 마음을 빼앗는 글쓰기 전략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강원국 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

-김혜원, 글 다듬기의 기술

-안상순, 우리말 어감 사전


3. 작가의 태도 및 전문성 갖추기

-마거릿 애트우드, 글쓰기에 대하여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데이먼 나이트,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

-로버트 맥키,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4. 그 외 글쓰기 관련 도서

-박인기, 이지영, 이미숙 공저,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Stephanie Howlett, Jeannie K. Wright, Gillie Bolton , 글쓰기 치료

-루이즈 디살보, 치유의 글쓰기

-샌프란시스코 작가 집단 그로토, 글쓰기 더 좋은 질문 712

-나의 첫 필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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