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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이 녹을 때까지

by 은수달 Apr 12. 2023


독서지도사 수업을 들을 때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라는 동화책을 읽은 적 있다.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마법사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다.


교육 다음날, 일찍 퇴근해서 어느 카페에 들렀다. 십 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브랜드이자 사장님과의 인연도 남다른 곳. 오늘은 에스프레소 중에서도 므쵸베리 주문했다. 베리 특유의 단맛과 초콜릿 풍미가 더해져 마시기 딱 좋았다. 반쯤 마시고 난 뒤 설탕을 넣었다.


원래 단맛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커피를 볶을 때 자연스레 생기는 단맛은 좋아하는 편이다. 단맛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과일 단맛, 설탕 단맛, 시럽 단맛, 초콜릿 단맛 등등. 그중에서도 잘 내린 커피 한 잔에서 맛볼 수 있는 단맛을 바디라고 한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탄맛이 없으며 혀끝에 남는 단맛은 마치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연인과 같다. 오늘 만난 에스프레소 역시 첫맛은 살짝 새콤했지만, 뒤로 갈수록 깊고 풍부한 맛이 더해지면서 안정감이 들었다. 설탕을 곁들이니 딸기사탕을 먹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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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공부 열심히 한 보람이 있네. 인생의 여유도 이렇게 설탕처럼 자연스레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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