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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지지 않는 지식욕

by 은수달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운 것 같아."


친구들한테 이런 말을 하면 재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이다. 물론 여기서 공부는 시험이나 자격증 공부만을 뜻하지 않는다. 점수를 높게 받을수록 유리한 시험공부는 새로운 강박증으로 다가온다.


오늘 오후, 노무사가 사무실로 찾아와 사장님과 함께 급여 전반에 관한 사항을 점검받았다. 전체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항목이 애매해서 정정이나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다가 문득 세법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부동산 쪽에 관심이 생겨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 적 있는데, 그때 익힌 이론들이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배운 법이나 경제학, 역사 등은 교양을 쌓거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된다.



물론 지금 당장 써먹을 곳이 없다고 해도, 직무랑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도 배워서 손해 볼 건 없다. 무엇보다 새로운 걸 익히면서 지식이나 사고의 폭이 확장되는 기분이 좋다. 단순히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멋진 풍경을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인 것 같다.


공자도 그랬다. 사람은 평생 스스로 갈고닦아야 하는 존재라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가방끈이 짧다고 기죽을 필요도, 남들보다 좀 더 길다고 잘난척할 이유도 없다. 지식욕은 채워도 비워지는 항아리 같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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