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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에세이스트
일하기 싫을 땐 잠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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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달
May 10. 2023
"근태계에 퇴근 시간은 왜 기록 안 했니?"
"시간이 이게 맞니?"
"미수금 내역에 초과금액 정확하게 적어주세요."
어제는 사장님의 연이은 지적과 잔소리에 멘털이 반쯤 가출했다. 거기다 평소에 안 하던 실수를 해서 과장님한테도 한 소리 들었다.
"요즘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아. 거기다 대출이자에 원금까지 갚느라 비상금 통장에도 잔고가 별로 없어."
이사 오고 맡은 업무가 점차 늘어나면서 부담감도 두 배로 늘었다. 업무 때문에 힘들다는 내색을 좀처럼 하지 않지만, 요즘엔 퇴근할 무렵엔 녹초가 된다. 차라리 열 시간씩 서서 일하던 카페일이 수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원인을 따져보니 사장님의 기대가 점점 커지는 데다 업무를 빨리 익히길 재촉하고 있어서다. 어떤 일이든 숙달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과장님이 몇 년씩 해오던 일을 몇 달 만에 능숙하게 해내길 요구하는 건 분명 사장님의 기대가 지나친 탓이다.
예전엔 일과 스스로를 일치시키고 일에 과몰입해서 조금만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좌절하거나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번아웃을 여러 번 겪으며 진정한 행복을 찾는 데 집중하면서 타격을 적게 받는 것 같다.
점심을 일찍 먹고 직장 근처 카페로 향했다. 아이스 라테를 주문한 뒤 창가에 자리 잡고 이 글을 적고 있다.
'조금 서툴거나 부족하면 어때? 인생은 누군가한테 평가받는 시험이 아니잖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집중하고,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그렇게 스스로 다독이며 '출근하기 싫어 병'을 극복하려 애쓰는 중이다.
록산
부산 강서구 화전산업대로 27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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