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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난 지구별 인간

by 은수달


몇 년 전, 열대야가 계속 이어져 사람들은 카페나 공원으로 피서 다니느라 바빴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유례없는 무더위가 찾아왔고,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책에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상이변이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며,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이십 년 안에 지구는 찜질방이나 사막으로 변해 피부나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할 거라고 했다.


십여 년 전,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한낮엔 두통이 생기면서 야외 활동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누나, 에어컨 틀고 민소매로 있는데도 땀이 나."

상해에 거주하던 사촌 동생이랑 오래전 여름에 나눈 대화이다. 아마 지금은 훨씬 덥고 습한 기후로 변했을 것이다.


올여름 폭염이 지구를 덮치면서 북반구가 펄펄 끓고 있다. 온난화로 폭염이 더 강해져 응급 치료를 받는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기온이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병원에는 온열질환으로 응급 치료를 받는 사람이 급증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 환자가 20~25% 늘었다. 이날 로마 기온은 41.8도로 종전 기록인 작년 6월 40.7도를 경신했다.


-'괴물 폭염' 덮친 지구촌, 매일경제, 2023.07.19


기온이 1도가량 증가했을 뿐인데, 응급 환자는 20% 이상 늘었고, 폭염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다. 코로나 팬데믹만큼 무서운 '괴물 폭염'은 지구별에 사는 인간들을 서서히 위협하며 사람답게 살기를 포기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나 하나쯤 어때서'가 아니라, '나 하나라도 지구를 생각하고 아껴야지'라는 마음가짐이 거주불능 상태를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기 않을까.


https://www.mk.co.kr/news/world/1078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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