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많아요. 5년 안에 파이어 족이 되고 싶은데, 지금 상황으로 봐선 힘들 것 같아요."
목표지향적이고 계획적인 성격의 T 직장인 수달은 요즘 들어 진로 혹은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한다.
부모님 덕분에 불로소득을 얻고 있지만, 대출이자 등 부대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강의도 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수입이 줄어들었다. 단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고정수입이 늘어나거나 지출이 줄어야 그만큼 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매달 가계부를 정리하고 예산을 세우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짐작해 본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짧으면 3년, 길어야 10년이다. 퇴직금을 받는다고 해도 그 돈으로 재투자를 하거나 대출금을 갚을 가능성이 높다.
내 이름으로 된 건물이 있긴 하지만, 상권이 형성되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존버하면서 수익원을 늘리거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남들은 부모 잘 만나서 풍족하게 살고 있다며 부러워하지만, 오랫동안 스트레스받다가 원인 모를 질환도 얻었다. 텃세가 심한 고향의 분위기 때문에 이름을 알리고 자리 잡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시 상경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집값 등 생활을 유지하기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들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남들 다 하는 주식은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소소한 수익을 얻고 있다. 워낙 소심한 투자자인 데다 모르는 분야라 더 신중하게 고민한 덕분이다. 예금, 채권 등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면 나중에 목돈으로 쓸 수도 있고, 리스크도 적은 편이다. 적금은 용도별로 들어서 매년 갱신 중이다. 보험은 실비랑 종합보험, 그리고 종신형 이렇게 세 종류 가입했다.
자기 계발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는 바로 재무관리가 아닐까.
미국의 맥도널드 지점장으로 지냈던 사람이 돈을 흥청망청 쓰다가 나중에 길거리 신세가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한탕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식도 단타를 노리다 망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투자처럼 인생도 좀 더 멀리 보고 대비하면, 적어도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하거나 민폐 끼치는 일은 적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