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머리조심

"카트에 부딪쳐서 머리를 다쳤다고요? 그래서 중환자실에 있다고요?"

오늘 사장님이랑 점심을 같이 먹다가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회사 근처의 기업을 운영하는 모 대표님이 골프장에서 자동카트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피할 겨를도 없이 받쳤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나의 고모는 시장 다녀오는 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위반하고 돌진하던 버스에 치였고, 며칠 의식을 잃다가 깨어났다. 하지만 온몸이 크게 다치는 바람에 장애 판정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사우나에서 나와 옷을 갈아입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다행히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뇌출혈 후유증으로 재수술을 받았고 한동안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었다.

인간의 뇌는 매우 복잡하고 섬세해서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신체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기억을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이 손상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혹시 치매?"

아버지는 뇌수술을 받고 난 뒤 운동 신경이 눈에 띄게 둔해지고 말도 어눌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치매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며 신경외과에서 검사를 받아보길 권했다.

다행히 치매는 아니었지만, 뇌 속에 고여 있던 피가 신경을 압박해 재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향에서 수술하려다 혹시라도 잘못될까 봐 서울의 모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고, 지금까지 부작용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제 수명 일부를 가져가도 좋으니 아버지가 무사히 깨어나게 해 주세요.'

생사를 오가던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새삼 그분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우리 가족은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지금까지 교통사고로 인한 골절 말고는 크게 다친 적이 없어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안전벨트를 매는 습관이 더 큰 불행을 막았고, 그 뒤로는 무조건 안전 운전하게 되었다.

주위에서 뇌출혈 환자를 발견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누군가를 지목해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부탁하자. 그리고 호흡 여부를 확인한 뒤, 목을 뒤로 젖혀서 기도를 확보하자.

무엇보다 평소에 사고를 예방하거나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나 깨나 머리조심, 사고조심!!

운동을 통해 기초체력을 길러두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사고를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를 보다가 발생하는 사고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내 몸은 내가 지키는 것이 안전뿐만 아니라 행복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뇌출혈 응급조치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 강남구 언주로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