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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업무방해할 땐

by 은수달


"업무마감보고서는?"

"차는 다 우렸니?"


멀티가 안 되던 난 사장님 덕분에(?) 점점 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상사 때문에 서두르다 실수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요즘엔 내가 정한 우선순위대로 업무를 처리 중이다.


1.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법


출근하면 가볍게 차 한잔 하면서 심호흡하기

메모지에 오늘 할 일들 적어보기

책상이나 테이블 정리하기

가급적 오전 중에 업체나 관공서에 연락하기

결제 내용은 두세 번씩 확인하기

손님방문을 대비해 다과 여유 있게 준비해 두기

서류 제출하기 전에 담당자한테 문의하기


"오늘은 간식 없니? 좀 있다 중요한 업체에서 손님 오기로 했거든."


좀처럼 미리 알려주는 법이 없는 나의 사장님은 전형적인 P이다. 몇 번 강하게 얘기했는데도 오랜 습관은 여전하다. 그래서 중요한 일정은 미리 물어보거나 대비하는 편이다. 다과를 즐기는 과장님 덕분에 사무실엔 먹을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직원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가져온 커피나 차 등이 때론 손님을 접대하는 데 요긴하게 쓰인다.



2. 우선순위가 필요한 이유


"요즘 중간결산에 산재 관련 서류하느라 정신없네요."


어느 단톡방에서 업무고충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카페일 할 때는 아무리 손님이 몰리거나 일이 많아도 좀처럼 힘든 줄 몰랐는데, 회계 일을 맡고 나서는 종종 편두통이나 복통에 시달린다. 어쩔 땐 자다가도 일에 관한 생각으로 깨기도 한다. 일 중심적인 성향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소하거나 성가신 일들은 뒤로 미루고, 업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상사부터 동료, 거래처, 회계사무소, 법무사, 관공서 등 제각각 요구사항이 다르다 보니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중요한 걸 빠트리거나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이번처럼 업무가 몰릴 땐 융통성을 최대한 발휘해야 욕을 덜 먹거나 살아남을 수 있다.


업무처리 속도가 유난히 느리고 몇 번씩 얘기해야 하는 부장님한테는 메모지에 처리할 일들을 적어주고, 성격이 초특급으로 급한 사장님은 먼저 처리해야 할 일들을 알려준 뒤 기다리게 한다.


옆에 앉아서 쓸데없이 말을 걸거나 사소한 일로 자주 호출하면 '당분간 업무에 집중할 테니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은근히 보낸다.


상사나 동료가 업무방해하거나
책임 떠넘기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라도 할 수 있지만,
사장님은 그럴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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