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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05. 2023

혼독 일상 훔쳐보기 15화


동시에 내 안에는 일관된 두려움이 있었다. 조건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묻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단번에 거절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또다시 그런 기분을 맛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 꼴을 당하느니 차라리 혼자서 고독하고 조용하게 사는 편이 나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어느 밤, 그녀는 강가에 앉아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 그도 가지고 있을까? 그래서 내 주위를 맴돌기만 하는 걸까?'


비록 소설 속 화자는 소년이지만, 우리의 내면 속엔 여전히 소년 혹은 소녀가 살고 있었다.


고독이 차가운 가을바람과 함께 그녀의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고, 달을 보면서 그를 떠올렸으며, 같이 있고 싶은 마음과 혼자라는 자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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