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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독일상 훔쳐보기 17화

17. 너무나 많은 여름이

by 은수달


너무나 많은 여름이
너무나 많은 골목길과
너무나 많은 산책과
너무나 많은 저녁이

우리를 찾아오리라.

-김연수, 너무나 많은 여름이


주말 오후, 그는 집에서 뒹굴거리다 충동적으로 자가용을 타고 나왔다.


'이번엔 어디로 가볼까? 함안보?'


몇 년 전 여름, 그곳에서 그는 누군가와 일몰을 보면서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여긴 변한 게 별로 없네. 고즈넉한 분위기도, 산책길도...'


천천히 걸으면서 그는 자연스레 그녀를 떠올렸고, 같이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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