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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17. 2023

고마움의 힘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카페일을 3년 하고 그만둔 뒤, 다른 매장에서 커피를 픽업하면서 나도 모르게 직원한테 내뱉은 말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던 말이라 입에 붙은 모양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감사하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 말을 하기 쑥스러워하거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할머니한테 고맙습니다, 해야지."

조카들이 가끔 용돈을 받을 때면 '감사'의 표시를 할 것을 권유한다.


거래처 직원한테 주문서를 보낸 후 송장번호를 받으면 잊지 않고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넨다. 아무리 작은 수고라고 해도, 그들이 없다면 업무를 원활히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일할 당시 굳은 표정으로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는 손님이 있었다. 하지만 음료를 건네면서 밝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한 달쯤 지났을까. 덕분에 늘 우울하고 힘들었던 기분이 조금씩 나아졌다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누군가 그랬다. 부모가 자녀한테 헌신하는 것, 교사가 학생한테 알려주는 지식, 동료끼리 베푸는 정 등등.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감사함은 뻔뻔함이나 무례함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연인 간의 데이트 폭력도 그렇고, 친구 간의 돈거래도 그렇다.


자신의 수고를 누군가 대신해 주거나,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받거나, 배려를 받았을 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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