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늘의 별이라도 따올 것처럼(별보단 기왕이면 간식이 낫지만) 오버하던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고, 끝까지 양보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 내가 타협안을 내놓자 자기 맘을 몰라준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번 연애만큼은 내 감정에 좀 더 솔직해지고, 상대에 대한 기대를 최대한 낮추자고 다짐했지만, 역시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는 모양이다.
누나답게(?) 좀 더 받아주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은 K 장녀로 자라면서 저절로 습득되었고, 그 습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원하는 게 뭐죠?"
어느 날, 동호회에서 알게 된 지인이 갑자기 '누나'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묻기에 본능적으로 되물었다.
일곱 살이나 차이나는 늦둥이 남동생 때문에 난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 대신 동생을 업어주고 먹여주고 챙겨주느라 마음껏 투정 한 번 부리지 못했다. 원하는 게 있어도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는 부모님한테 민폐가 될까 봐 걱정부터 했고, 혹시라도 동생들이 나와 비교당하면서 상처 입진 않을지 노파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