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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pr 07. 2022

15화 망설임은 백해무익


담배가 인체에 백해무익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무조건 안 좋은 점만 있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흡연과 음주를 즐긴 아버지는 그 대가로 심장 쪽 질환이 생겨 스탠스 시술을 받아야만 했다.


망설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대학 시절, 교수님이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엔 그 의미를 정확히 몰랐으나 지금은 알 것 같다.


어떤 선택을 앞두고 망설이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일명 선택 장애자. '장애'라고 불려질 만큼 지나친 망설임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해가 될 때가 있다.


맘에 드는 여자를 집 근처까지 자가용으로 세 번이나 데려다주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스키장에도 동행하는 등 매력을 어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고백할 타이밍을 놓쳐 다른 남자에게 그녀를 빼앗긴 친구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 못 하고 주위만 맴돌다 결국 상대의 마음이 떠나버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좋아하는 사람한테 용기를 낸 뒤로는 고백을 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도 요령이 생겼다. 학원에서 알게 된 오빠한테 마음을 담은 손편지도 건네보았고, 모임에서 알게 된 분한테 따로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했다. 연애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지나고 나니 추억거리로 남게 되었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도 안 되었는데, 일방적으로, 뜬금없이 고백하거나 마음을 보여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서로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면서 스며들듯, 때론 번개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을 붙들어둘 필요가 있다.


지난 연애의 상처가 너무 커서 다신 연애 따윈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B가 있다. 하지만 같은 동호회에서 알게 된 여자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침 차를 같이 탈 기회가 생겼으며, 차 안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호감을 확인했단다. 그리고 며칠 후 B는 용기 내어 고백했고, 지금도 그들은 예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비록 상대가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더라도, 고백 후 서로 어색해지더라도 백해무익한 망설임 대신 미련 따위 남기지 않는 용기를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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