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달 May 07. 2024

# 33 동부산 맛집투어: 송정에서 기장까지


1. 라면 먹고 갈래?


'오랜만에 동부산 투어나 해볼까?'


어린이날을 무사히 넘긴 마지막 연휴를 그냥 보내기 아쉬워 이번엔 바닷가로 코스를 잡아보았다.



'라면 카페'가 얼마 전에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송정으로 달려갔는데,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 때문에 아수라장. 카페 근처에 주차한 뒤 자판기에서 원하는 라면을 골라 기계에 올렸다. 하지만 찜해둔 자리엔 물기가 남아 있어서 오두막(?)으로 짐을 챙겨 올라갔다.


'라면 먹기 힘드네. 그래도 조용하고 경치 보면서 먹을 수 있으니 좋다.'


바람 때문인지 파도가 평소보다 높았고, 젓가락이랑 티슈가 날아가는 걸 애써 붙들며 라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P.S. 샤브막심 앞에 주차한 뒤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2.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


두 번째 목적지는 장안읍에 위치한 도자기카페 '아틀리에 은유재' 이름부터 독특했고, 시골길을 따라 달리니 산속에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긴 진짜 시골 같네. 비닐하우스도 오랜만이고.'



카페 안도 궁금했지만, 주위 풍경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길가에 핀 꽃이랑 풀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고, 한참 후에야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찬 실내와 여유로운 바깥 풍경이 사뭇 대조적이었다.


'밀감인가? 천혜향인가?'


얼핏 보면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풍경 속에서 복잡한 머리를 식히며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3. 멸치가 머무는 곳, 대변항



세 번째 목적지는 대변항. 멸치가 제철이지만 맛집을 몰라서 생선구이 가게로 향했다. 근처 골목에 주차한 뒤 대변항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멸치 비린내가 살짝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항구와 건어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자칭 생선 킬러라 기왕이면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맛보고 싶어서 모둠정식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먹어 본 고등어구이 중 손가락 안에 꼽혔고, 다른 생선들도 나름 괜찮았다. 누룽지도 먹을 수 있고, 반찬도 푸짐했다.




4. 기장읍, 연화리


바다와 연화봉을 끼고 있는 작은 어촌 마을, 연화리. 송정에서 해안도로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한갓진 연화리를 만날 수 있다. 해산물 맛집 '장씨해녀집' 쪽으로 가다 보면 모던한 분위기의 카페 '웨이브즈 라이크' 크림 라테를 주문한 뒤 계단을 따라 오르니 눈앞에 바다가 펼쳐졌다.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다.



'파이어하고 이런 데서 글 쓰거나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면 '다음에 혼자 글 쓰러 와야지.'하고 다짐하게 된다. 리뷰를 남긴 후 근처에 볼일이 있으면 재방문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글쟁이인가 보다 ㅎ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사이 해가 기울고 있었지만, 날이 흐려서 그런지 기대했던 일몰은 만날 수 없었다.


휴가철에도 사람 많고 복잡한 관광지보단 이렇게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이 좋다. 조만간 또 오게 될 거란 예감이 든다.



p.s. 상호명이 '온더웨이브'에서 '웨이브즈라이크'로 변경되었으니 참고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32 오륜동 둘레길: 나를 만나러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