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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May 25. 2024

휴대폰 공기계의 중요성


"휴대폰 화면이 안 나오는데 어쩌지?"

"언제부터요?"

"오늘 아침에 사우나 다녀온 뒤로 안 보이네. 오후에 모임도 가야 하는데..."


아버지의 다급한 목소리에 갑자기 내 마음도 분주해진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휴대폰 수리는 오전 11시쯤 접수가 마감된단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 40분경. 아버지한테 들렀다 바로 가도 이미 늦었다. 우선 집에 보관해 둔 공기계의 전원 버튼을 켜서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충전기가 보이지 않았다.


'60프로 정도 남았으니 반나절은 쓸 수 있겠지. 유심을 바꿔 끼워야 하는데... 핀이 안 보이네.'


바늘을 사용하면 된다는 애삼이의 말에 바늘을 챙겨 사무실로 향했다. 내 건 잘 빠지는데 문제는 아버지 폰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근처 대리점에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유심을 교환했다. 구모델이라 호환이 안 되는 기능이 많았지만, 그래도 긴급 시에 사용하기엔 적당하다.


요즘엔 기변을 자주 하는 세상이지만, 팔기에 애매하고 귀찮아서 그냥 두었다. 덕분에 오늘처럼 비상시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쨌든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얼른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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