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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May 27. 2024

인생은 사고뭉치

오늘 아침, 출근하려고 자가용에 탔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또 방전된 건가?'


이사한 뒤로 주행거리가 짧아져서 그런지, 아님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배터리가 방전된 것 같다. 곧바로 보험사에 연락해 고장접수한 뒤 기다렸다.


"휴대전화 좀 고쳐올래?"

이번엔 회장님이 휴대폰이 고장 났다며 대신 서비스센터에 맡겨달라고 했다.


"가운데 접히는 부분의 케이블이 고장 났는데, 이것 때문에 액정 교체해야 됩니다."

Z 플립의 특성상 자주 접었다 폈다 해서 그런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드러냈고, 수리비가 많이 들어 새 걸로 바꾸는 게 나을 거라고 직원이 얘기해 주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한숨 돌리고 있는데, 이번엔 현장 직원이 용접에 필요한 부품을 당장 사달라고 했다. 근처 공구점에 들렀는데, 한 가지는 있는데 다른 부품이 없다고 했다. 곧바로 다른 공구점에 연락해 문의하니 다행히 재고가 있단다.


"네? 한도초과라고요?"

법인 카드로 결제해야 하는데 한도초과라 승인이 안 된단다. 회사 이름을 얘기한 뒤 나중에 입금해 주고 계산서를 끊기로 했다. 외상 거래는 처음이라 사업자등록증을 보여달란다. 마침 휴대폰에 저장해 둔 것이 있어서 보여주고 명함을 받았다.


"이거 아니에요. 솔리드예요."

"네? 사장님이 솔리드라고 했는데요."

"여기 보면 적혀 있어요."

알고 보니 공구점 사장님이 다른 제품으로 잘못 준 것이다. 결국 교환하러 갔는데, 마침 재고가 없어서 주문해야 했다.



오후 업무를 보고 있는데, 사장님이 '종합소득세, 개인지방소득세 신고 안내문'을 내밀었다.

"소득세 내라고 안내문 왔는데 회계사무소에 물어볼래?"

"잠시만요. 개인으로 로그인했는데... 회사명이 뜨네요."


대표님 개인으로 납부할 세액이 있는데, 본인인증을 거쳐 회원가입을 하니 이미 가입된 회원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휴대전화가 법인명의라 개인으로는 따로 가입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안내문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해서 신고한 뒤 입금계좌를 문자로 안내받았다.


"입금이 안 되는데? 납부기한이 지난 내역이라고?"

아직 납부기한이 남은 걸로 아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떴다. 혹시나 싶어 다른 계좌를 입력해 보니 이체가 가능했다.


다행히 큰일 없이 고비를 넘겼지만, 인생은 언제 사고를 일으킬지 모르는 '사고뭉치'라는 걸 새삼 깨닫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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