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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Jun 17. 2024

헬리콥터 맘 굿바이: 의대 파업에 대한 소견


헬리콥터맘은 평생을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발 벗고 나서며 과잉보호하는 엄마들을 지칭한다. 이 개념은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 엄마들의 뜨거운 교육열의 단면을 가장 잘 나타내어주는 치맛바람에서 파생된 것으로, 헬리콥터맘은 착륙 전의 헬리콥터가 뿜어내는 바람이 거세듯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자녀 주위에서 맴도는 어머니를 빗댄 용어다.


[네이버 지식백과] 헬리콥터맘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의대 파업'이 일부 학부모들의 행동으로 인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힘들게 공부해서 의대에 입학한 뒤 열악한 근무환경을 사명감만으로 버티라고 강요하는 건 물론 시정되어야 할 현실이다. 환자가 넘쳐나는 대학병원에서 모든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당사자도 아닌 그들의 부모가 나서서 투쟁을 권하는 사회가 과연 바람직할까.


이미지 출처: 네이버 카페 <위드 정민>


만일 그들의 친척이나 소중한 이웃이 같은 병원에서 진료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요즘 사회초년생을 MZ라 일컬으며, 기성세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세력으로 치부하는 일이 많다. 상사를 두고 당당하게 칼퇴하거나 회식 자리를 거부하거나 할 말 하는 것까진 좋다. 하지만 어느 직원의 엄마가 회사로 연락해서 자기의 딸을 야근시키지 말라고 했다는 사연을 듣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카페에서 일할 당시 같이 일하던 의대생 역시 엄마의 반대로 하루아침에 일을 그만두었던 적이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생명을 다루는 그들 역시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선서의 내용을 잊어버리고,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파업을 독려하는 부모들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난 것 같아서 부끄럽고 한편으론 안타까웠다. 물론 의대생 증원에 관한 문제는 오랜 시간을 걸쳐 합의점을 찾아야 할 이슈이다. 그전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우선되어야 할지 제삼자의 입장에서 한 번쯤 재고해봤으면 한다.




https://www.mk.co.kr/news/society/1104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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