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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Jun 22. 2024

E와 I 사이

두 개의 자아 사이에서


"너 T니?"

"그래 T다, 어쩔래?"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선 E와 I 혹은 T와 F로 구분해서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고모, 전 F가 되고 싶은 T예요."


누가 봐도 T 성향이 강한 둘째 조카는 F를 부러워하지만, 타고난 성향은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다. 나도 원래는 I 성향에 가까웠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자연스레  E로 바뀌었다. 아니, 초등학교 때는 활발하게 질문하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걸 좋아했으니 원래 E였나?


아무튼 지금은 E 70% I 30% 정도 되는 소문자 E이다. 대체로 E는 텐션이 높고 에너지가 넘칠 때가 많지만 가끔 E로 위장한 I도 있어서 단정 짓긴 힘들다.


[수달님 언제 바 차리셨어요?]

[누가 저 사칭해서 몰래 차렸나 봐요]


코로나 시절엔 내가 E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혼자서 잘 놀고 잘 지냈다. 가끔 지인들이 만나자고 하면 코로나 핑계로 약속을 무기한 보류하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글쓰기, 그림 그리기, 퍼즐 맞추기 등 혼자놀이에 심취하면서 그동안 외부 활동에 지친 자아를 반강제로 쉬게 해 주었다.


이번 달엔 주말마다 모임이 있어서 외출하느라 바쁘다. 평일엔 직장 다니면서 부업하고, 가끔 독서모임에도 참가한다. 다들 언제 쉬느냐고 물으면 '쉴 수 있을 때'라고 대답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즐기거나 효율성을 추구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E이자 T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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