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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먹으면서 글쓰기

by 은수달


"브런치 작가가 뭐예요?"
"브런치 먹으면서 글 쓰는 사람이요 ㅎㅎ"

농담으로 말했는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이 있었다. 아무렴 어때. 가끔 브런치 먹으면서 글도 쓰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지는 토요일 아침, 빨래를 돌려놓고 사우나로 향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사우나를 즐길 수 있었다.

'빨래부터 널고 식빵 굽고 마지막에 커피 내리면 되겠다.'

티제이답게 머릿속으로 일의 순서를 정한 뒤 움직였다. 잼이 없어서 마요네즈 소스를 곁들이고 남은 과일은 통에 담아서 보관했다.



일 년 동안 한의원에서 치료받으면서 식성이 바뀌었다. 아침엔 한식을 고집했는데 요즘엔 빈속에 밥이나 국을 먹으면 부대낀다. 대신 식빵이나 팬케이크, 과일, 커피를 곁들인 서양식 아침을 즐기게 되었다.

주말에도 근무하던 시절엔 이런 호사스러운 아침식사를 즐길 겨를이 없었다.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서 혼자 주말을 보내곤 했다. 야간근무할 때는 저녁이 있는 삶을 그리워하며 밤늦게 국밥을 사 먹곤 했다.

어쨌든, 오늘도 브런치를 먹고 난 뒤 이 글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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