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필라테스와 치과 치료의 공통점

by 은수달


"따끔합니다. 마취 퍼질 때까지 오 분만 있을게요."


얼마 전부터 잇몸이 시리고 아파서 내원했고, 잇몸에 염증과 치석이 생겨서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피곤해서 일시적으로 부은 건 줄 알았는데,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고통은 마취에서 그치지 않고 치료받는 내내 이어졌다. 불편하면 왼손을 들라고 했지만, 입을 크게 벌리고 고통을 참느라 손들 겨를이 없었다. 대신 배에 힘을 주고 복식 호흡을 하면서 치료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어금니 쪽이 시리고 피가 많이 날 수 있어요."


따끔한 것까진 참겠는데, 장비 소리가 공포심을 더했다. 눈을 질끈 감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속으로 외쳤다.


생각해 보니 필라테스와 치과 치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1.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2. 이만하면 괜찮겠지 방심하다가 위기가 찾아온다.


3. 적절한 시기에 만나면 증상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


4. 고통 끝에 얻는 것(근력 또는 증상 해소)이 있다.


5. 센터나 병원을 빨리 찾을수록 이득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배가 찢어질 것처럼 아파서 필라테스를 중간에 포기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넘기고 나니 바른 자세와 코어, 근력이라는 선물이 찾아왔다. 치과 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것 같아서 용기 내어 치과를 찾았고, 더 늦기 전에 내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취가 풀릴 때까지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라고 해서 귀가하자마자 만둣국을 끓여 먹었다. 혹시나 뜨거울까 봐 평소보다 더 호호 불어가며 먹었다. 그래도 평소에 음식을 천천히 먹고, 지나치게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 그리고 매운 음식을 멀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글쓰기 모임을 계속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