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로이스 초콜릿은 잘못이 없지

by 은수달


"야구 보러 가는데 로이스 초콜릿을 준비해 갔다고요?!"


"여자도 괜찮다고 해서 호감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그건 거절하기 힘들어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남자는 반쯤 사귀는 거라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아마 신혼여행도 다녀왔을 걸요?"


사진 출처: Unsplash의 amirali mirhashemian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어떤 남자분의 사연을 전해 들으며 다들 안타까워했다.


사연인즉슨, 어느 동호회에서 3명이 야구관람을 하러 가기로 했는데, 당일에 한 명이 사정이 생겨서 취소했단다. 평소 A한테 호감이 있었던 남자 B는 둘이서만 가도 괜찮으냐고 물었고, A는 선뜻 알았다고 했단다.


"여자분 저한테 호감이 있으니까 같이 간다고 했겠죠?"

"그랬겠지. 좋은 기회니까 간식이라도 챙겨가서 잘해 봐."


지인은 B가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었고, B는 그 말을 받아들여 로이스 초콜릿을 준비했단다.


"그냥 초콜릿도 아니고 왜 하필 로이스냐고요! 좋아한다고 너무 대놓고 고백하는 거잖아요."

"별 사이 아니라도 초콜릿은 줄 수 있지 않나요? 여자들은 대부분 초콜릿 좋아하잖아요."


물론 로이스 초콜릿은 잘못이 없다. 그 초콜릿이 가지는 상징성이 문제다.


만일 모임에서 다 같이 어딘가에 가기로 했는데, 당일에 한 명이 취소해서 단 둘이 가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평소에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면 상대한테 큰 호감이 없더라도 의리(?) 때문에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B가 A의 호감을 얻거나 진심을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A가 자신한테 호감이 없을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약속 장소에 간다.

2.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자. 야구관람이라면 차라리 맛있는 치킨을 사가지고 가자.

3. 응원에 집중하면서도 A가 불편한 점은 없는지, 평소에 관심사는 무엇인지 자연스레 대화를 이끌어간다.

4. 야구관람이 끝나갈 무렵 다음 일정이 있는지 조심스레 물어본다. 없다면 근처 맛집이나 카페로 데려간다.

5. 고백 비슷한 거라도 하지 말자. A는 별생각 없이 나왔는데 B가 갑자기 고백 공격을 하면 있던 호감마저 달아날지 모른다.

6. A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녀와의 공통점을 재빠르게 찾아서 적절한 리액션을 해준다.

7. 끝까지 차분하고 매너 있는 모습을 유지한다. 상대가 너무 조급해하거나 긴장하면 남자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


회사 동료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소개팅 자리에서 잘 보이고 싶다고 해서 섣불리 선물을 준비하지는 말자. 지나친 선물은 진심마저 왜곡하거나 빛바래게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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