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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택 Oct 31. 2020

[#2]
어떤 화장품을 만들까? 고민의 시작



#1. 인플루언서 플랫폼 회사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넓은데?


 레뷰코퍼레이션에서 화장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배경에 관련해서는 앞선 글을 참고해주세요. 보러가기) 문제는 화장품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것입니다. 매니큐어, 립스틱, 스킨, 로션, 향수, 헤어제품, 바디제품 등등 화장품의 종류가 너무 많고, 시장에서 너무 많은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GOOD 영역에 들어가는 카테고리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레뷰 서비스와 가장 어울리는 카테고리를 추려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애매한 영역들이 정말 많더군요.) 그래서, FIT이 맞지 않는 카테고리는 찾고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가능한 영역. 

색조 화장품 (불가)

레뷰 플랫폼 측면 - 색조가 BEFORE & AFTER을 가장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음. 콘텐츠 가능성 무한. 

판매 운영적인 측면 - 색깔 (예. 로즈골드색, 로즈 색, 핑크 로즈 색)로 재고를 확인해야 함.

담당자 측면 -  내가 봤을 때는 그 색이 그 색임. 담당자 역량이 안됨.


향수 관련 제품 (불가) 

레뷰 플랫폼 측면 - 향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기가 매우 힘듦. 

판매 운영적인 측면 - 향에 따라 재고를 확인해야 함. 소비자 호불호 문제.  

담당자 측면 - 비염이 있어서, 향에 대해서 잘 구분을 못함. 담당자 역량이 안됨. 


유아 화장품 (불가)

레뷰 플랫폼 측면 - 레뷰 플랫폼의 회원의 연령대는 2030이 대다수임. 유아 콘텐츠에 대한 한계 있음.   

판매 운영적인 측면 - 유아 화장품도 나이에 따라 (3세 미만, 3세~5세, 5세 이상) 제품을 달리 만들어야 함. 


 이런 식으로 가능한 영역과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과감히 삭제처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화장품 제조사와 1차 미팅 준비를 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OEM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OEM 방식이란? 

 주문자가 요청을 하면 요청에 따라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주는 것을 OEM 방식이라고 합니다. 저희가 화장품 제조 공장도 없고, 화장품 실험할 연구소가 없으니 위탁을 하면 원하는 뚝딱뚝딱 상품을 만들어 주는 구조입니다. 미팅하러 가봅시다.   







#2. 화장품 제조사에서 발신된 메일 & 미팅. 


 미팅을 하기 앞서서, 화장품 제조사로부터 메일이 하나 들어옵니다. 요즘 화장품 트렌드와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들 그리고 보유 특허 관련 자료들입니다. 재미난 점은 저처럼 화장품을 처음 제조 위탁하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A라는 원료는 장점은 X이고, 단점은 B이고 어디에 쓰면 좋다. 그리고 콘셉트 가이드는 이렇다." 정말 친절하게 적혀있습니다. (약 100쪽 가까운 PDF입니다.) 


이런 문서를 제조사 측에서 보내줍니다. 


 제조사와 미팅을 하면서, 생각보다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팅 이후 머리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원료는 지성피부에는 좋으나, 건성피부에는 좋지 않다." "B라는 원료는 효능은 좋은데, 함유량을 높일 경우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등등 변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원료 별 단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램(g) 당 1000원을 하는 원료가 있는가 반면, 특수한 원료는 그램(g)당 50만 원을 넘는 원료도 있었습니다. 또한, 해당 원료를 제품에 얼마큼 넣을 것인가? 에 따라 제품의 단가의 차이가 매우 커지게 되었습니다. 


 예. 그램당 1000원짜리 원료가 있다. 0.01 그램을 제품 하나에 넣을 경우 제품 하나당 10원의 원료가 들어간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0.1 그램을 넣으면 100원 정도의 원료가 들어간다는 소리지요. (물론, 제품당 넣을 수 있는 원료의 한계치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것입니다.) 


 3시간 정도 미팅을 진행합니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서에서 봤던 제품들을 시연해보고, 원료도 직접 눈으로 보여줍니다. 조합에 따라 무한대에 가까울 만큼의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무엇인가가 빠졌습니다. 


우리 주머니에 얼마가 있더라?







#3.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CASH $) 확인하기. 


 지금 생각해보면, 순서가 거꾸로 되었습니다. (자산을 확인하고, 제품과 원료를 선택했었어야 했는데.. ) 화장품 제조의 특성상 많이 만들면 많이 만들 수록 제품 단가가 저렴해집니다. 1000개를 생산하는 것과 10만개를 생산하는 단가의 차이가 큽니다. 

 

 그리고, 최소로 주문해야하는 수량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재(튜브와 박스)는 5000개가 최소 발주기준인데, 1000개만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면 4000개의 부자재는 창고에 보관해야합니다. 4000개의 부자재의 비용이 생산되는 제품에 1/N 되어 더해지니, 단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는 쓸 비용이 녹록치 않았습니다. (이걸 알았다면, 돌아가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제품의 생산수량 * 1개당 제품 원가 를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원료 + 부자재 + 기타옵션에 따른 곱셈과 덧셈이 엑셀에서 가득 체워졌습니다. 


 참고로, 부자재는 옵션에 따라 단가 차이가 정말 많이납니다. 화장품 튜브에 몇 가지 색을쓰느냐? 반투명으로 하냐? 코팅을 할꺼냐? 박스는 직사각형이냐? 등등 옵션이 어마어마합니다. 더불어, 레뷰코퍼레이션에서 잘하는 영역에서의 가치를 더해줄만한 아이템을 구상했고, 독특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4. 그래서 우리는 이걸 만들기로 결심했다. 



 만들지 말아야하는 제품들을 걸러내고, 저희가 보유한 플랫폼에 보딩을 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 그리고, 예산을 둘러보고 고민을 한 결과 "클렌징폼" 이 가장 적합한 군으로 선택되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클렌징폼이 아닌 기능성 클렌징폼을 선택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는 직원들의 설문에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설문지 질문에는 지금 사용하는 제품군이 무엇인가요? 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대부분 비슷한 응답을 하였습니다. 센카, 더페이스샵 망고시드, 이니스프리 화산송이가 응답자의 절반을 차지하였고 나머지는 올리브영에서 1+1 할 때 혹은 세일할 때 구매한다는 것입니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말이죠. 이 부분을 조금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전략들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시장에는 조금 생소한 원료들.

신기한 색상.

재미있는 텍스쳐(제형).  

기능성 클렌징폼의 가격. 

기존 사업의 연계성.


 제품에 대한 카테고리 설정이 끝나니, 나머지 부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4P와 3C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마케팅 관점해서 보려고 해요.  지금은 매일 매일 몇개가 팔렸는지 확인하면서 피말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응원해주세요. :)   







*중간 삽입 자료 안내. 

이번 글에서 삽입된 이미지들은  제가 PPT를 이용해 그렸습니다. 

대표 이미지는 현재 열심히 판매하고 있는 제품(보러가기) 입니다. 


* 그 밖에 안내. 

화장품은 제조해서 10월 3주차부터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글쓴이에게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euntaekhwang@gmail.com 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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