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작년이었나?
밭 딸린 시골집을 2억에 내놨다고 들었던 게.
2억의 주인공은 우리 집 건너 앞 빨간 벽돌집인데 이 집의 어르신은 평일에 근교 도시에서 손자를 돌봐주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오신다. 이 동네 시세는 잘 모르지만 주워들은 바로는 요 앞 회색 벽돌집 건축비만 2억 들었다 했고 어르신 댁은 지은 지 오래되었지만 땅이 꽤 넓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껏 주인이 바뀌지 않는 걸 보면 매력적인 가격은 아닌듯 하다.
어제 백구와 산책 나가던 그이가 빨간 벽돌집 보러 오신 분과 마주쳤다는데 놀랍게도 아는 사이, 바로 읍내의 철물점 사장님과 사모님이었다. 우리 집 짓던 현장까지 크리넥스 휴지를 사들고 찾아와 응원해 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여기에 땅을 산 다음날부터 부탄가스, 호미, 낫 따위를 사느라 뻔질나게 철물점을 들락거렸었는데 근 4~5년간 한 번 들르지 않게 되었다. 남편은 가격표가 붙어있고 주차가 편한 큰 철물점이나 광주의 건축자재 백화점으로 다녔다. 편리나 가격을 떠나서 친분이 생기니 못 하나를 사러 가는데도 스몰토크가 길어진 이유가 컸던 듯했다. 아마도 무표정으로 들어가 한눈에 파악하기 좋게 진열된 선반에서 말없이 필요한 것만 빨리 집어서 나오고 싶었겠지.
살기 바빠졌다는 게 핑계가 될까.
다른 철물점에서 샀을 개산책줄을 쥔 손이 시려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집게손가락의 손톱 거스러미가 꺼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