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헌, 경포호,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강문해변,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2월(2/7) 행발모(행복한 발걸음 모임) 트레킹 일정은 강릉 바우길이다.
서울 교대역 출발=>오죽헌=>경포호=>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강문해변=>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걸었다.
트레킹을 출발하는 날, 서울은 영하 13도를 기록했다. 손끝은 시리고, 찬바람이 양쪽 볼을 때렸다. 그럼에도 수평선 저 멀리 펼쳐진 푸른 바다와 파도를 바라보며 바다부채길 걸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강릉 바우길 트레킹 경로를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그 구간이 엄청나다. 강원도 동해에 산맥과 바다로 이어진 길이 약 400Km라고 하니 우리나라 트레킹 길이 곳곳에 얼마나 잘 조성되어 있는지 놀랍다.
오늘 인문학과 해안 트레킹 코스도 상당히 기대되었다.
바우길이란
바우길에서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말한다.
강릉바우길은 동해바다를 등에 대고 강원도 전체를 향하여 부채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로, 먼 옛날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자연과 생활 밀착형의 이동경로라고 할 수 있다.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 연장 약 400km로 강릉바우길 17개 구간, 대관령바우길 2개 구간, 울트라 바우길, 계곡바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루어져 있다.
강릉 바우길에는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산맥 꼭대기의 등줄기만을 밟고 걷는 길도 있고, 바다에서 산맥으로, 산맥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길도 있으며, 바다에서 바다를 따라 걷는 길도 있다. 어느 곳이든지 온 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솔향기 물씬 풍기는 길이다.
출처 (사)강릉바우길 홈페이지
추운 날씨 때문인지 고속도로는 막힘이 없다. 우리는 예정시간 대로 오죽헌에 도착했다. 원주에서 출발한 부부와 합류해서 오죽헌으로 들어갔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3,000원이고, 65세 이상은 무료였다. 30명이 넘어서 단체 할인 적용도 받았다.
강릉을 방문했으면 오죽헌을 한 번 정도는 둘러봤을 것이다. 한 나라의 지폐에 어머니와 아들이 같이 들어가 있다니 놀랄 일이다.
오죽헌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검은 대나무다. 냉철하고 차가우며 곧은 품성, 동시에 바람에 흔들리지만 부러지지 않은 유연성이 느껴진다. 목련나무가 움을 틔우고, 매화가 봄을 알렸다. 서울은 영하 13도인데 이곳에서 봄을 만났다.
신사임당이 자녀교육을 뛰어나게 잘 한 걸까? 율곡 이이는 유전적으로 탁월한 품성과 명석함을 지니고 태어났을까. 혼자 상상하며 오죽헌과 화페전시관을 둘러봤다.
오죽헌
보물 제165호, 정식 보물 명칭은 '강릉 오죽헌(江陵烏竹軒)'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조선 중기의 목조 건물로, 단일 주거 건축으로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오죽헌'이라는 명칭은 뒤뜰에 검은 대나무가 자란 것을 계기로 붙었다. 검은 대나무를 까마귀 오(烏) 자를 써서 오죽(烏竹)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신사임당의 친정집으로 이곳에서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
출처 네이버 나무위키
24년 12월에 강릉으로 캠프를 오면서 둘러봤던 경포호다. 다시 보니 반가웠다.
바다같이 넓은 경포호 주변을 걸으며 물멍을 했다. 둘레를 다 걷지는 못했지만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시원하게 불어오는 미풍을 즐겼다.
경포호
경포호는 바다와 이어지는 넓이 1,256,204평방미터(38만 평)의 자연호수로, 바다와 맞닿은 도로가 있으며, 특히, 겨울 철새도래지 (청둥오리, 원앙 등)로도 유명해서 자연과 전통문화가 함께 있는 이상적인 휴양지이다.
또한, 경포호는 붕어, 잉어, 숭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자연보호 지구로, 낚시는 금지되어 있다.
출처 경포호수 홈페이지
갈대 길을 지나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도착하기 전 중간쯤에 우리는 조별로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이 따사롭게 비춰주었고, 바람은 잠시 멈추었다. 돗자리를 깔고 각자가 준비해온 먹거리를 꺼냈다. 잡곡밥, 현미밥, 김치, 오이지무침, 무청 나물, 멸치볶음, 김밥, 고구마, 과일, 견과류 등등 푸짐하기 그지없다.
영하의 날씨에 외부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까 염려했던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다. 아주 맛있게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다음 코스인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3대 도적이라 함은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일 것이다. 홍길동전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설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상상력과 문체력, 구조적으로 뛰어난 전개는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 허난설헌(본명 초희)은 그 시대에 태어난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잠재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편안하지 않은 삶 속에서도 시와, 글, 그림으로 승화했던 그녀의 삶을 존경한다. 얼마나 고독했을까 싶다. 그녀의 천재성을 가족은 외면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부정하고 싶었던 걸까.
현재 남아있는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드러나지 못하고 사장되었을 생각을 하니 조선시대에 여성의 위치가 어디쯤이었는지 짐작된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조선시대 만들어진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혁신 사상을 선양하고, 최고의 여류 문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허난설헌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허난설헌 생가 터,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전통차 체험관으로 조성되어 있다.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다음코스 인 강문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문해변을 거닐지는 못했다. 잠시 눈도장을 찍고, 바다부채길을 가기 위해서 정동항으로 이동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입장 시간은 오후 3시 30분까지다.
개방시간은 하절기(4~10월)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고, 동절기(11월~3월)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고, 어린이와 65세 이상은 3,000원이다. 단체 할인은 30명 이상으로 1인당 4,500원이다.
입장하면서 조금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길을 걸어보니 예산이 상당히 많이 들었겠다 싶어서 그 생각을 접었다.
한쪽은 기암절벽이고, 다른 한쪽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바위에 부딪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알갱이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하지만 중간중간 철조망이 보이는 것은 옥에 티였다. 군사시설로 철조망이 있었던 것은 이해하지만 이제는 철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동항에서 심곡항까지는 약 3Km 정도로 사진도 찍고, 천천히 둘러보며 걸었더니 1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었다. 걷는 중간에 부채바위와 투구바위 등 여러 문화유산도 만났다. 겨울 바다는 매력이 있다. 바람이 세차긴 하지만, 맑고 상쾌한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 주니까. 우리는 심곡항에서 다시 강릉으로 초당할머니순두부집으로 이동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해안단구 탐방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의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경복궁)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아서 “정동심곡바다부채길”로 지명이 선정되었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곳이며,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00~25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이다.
정동항(정동매표소) ~ 심곡항(심곡매표소), 약 3.01㎞ 탐방로가 조성되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해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이용되어 온 곳으로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
출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홈페이지
점심을 든든히 먹었지만 한참을 걷고 나니 배가 고프다.
강릉 하면 순두부라 올 때마다 순두부를 먹었지만 질리지는 않는다. 순두부백반과 얼큰째복순두부 두 가지로 주문을 받았다.
아뿔싸. 나도 얼큰째복순두부인데 내 메뉴는 빼먹은 듯하다. 그냥 남는 음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순두부백반이 하나 남았다. 오늘은 지금까지 먹지 않았던 하얀 순두부를 먹어보자. 다행히 맛은 괜찮았다.
저녁을 먹고 나니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원환 대표님이 김재은 대장님과 나를 위해 준비해 준 두 마리의 말이 그려진 손수건이다. 올해 힘찬 말의 기운을 받아 하는 일마다 에너지가 넘치길 바란다는 염원으로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니 감동 그 자체다. 난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뵙는 선생님들 몇 분이 있어서 참 반가운 행발모 트레킹이었다.
마음이 가는 것이 인연인가 보다. 다른 일정이나 일상이 분주해서 트레킹에 참석을 못 하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서로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만났던 트레킹 멤버 선생님들 다음 달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사진출처: 강춘식 사진작가, 한승훈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