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소확행

소소해서 소중하고 확실한 행복

by 정은유


오늘은 나만 아는 즐거움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한때 여기저기 자주 등장했던 단어,

이거 모르고 사는 사람은 멋없이 사는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했던 거 같다.

사는 게 퍽퍽할수록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에 기대어 살아가자는 일종의 집단위안이자

내 형편에 대확행(?)은 안될 것 같으니 지레 포기한다는 현실 타협이기도 했던,


그것은 바로 소확행.


나한테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확행이 있다.

토요일 오전 시간의 여유를 온전히 즐기는 것이 그것이다.

5일간 치열하게 이어진 분주함 끝에 맞이한 궁극의 한적함.

알람 없이 잠들었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서 처음 드는 생각은 “이야, 주말이다아!!!!”

이보다 더 짜릿한 망중한이 있겠냐고. 직장인이라면 이 맛 모르는 사람 없겠지.

일어나 양치를 하고 물 한 잔을 온수와 냉수를 섞어서 마신 다음에 주방으로 향한다.

위생랩에 싸둔 사과 하나를 씻어서 8등분 커터칼로 자르고 땅콩버터 한 스푼과 함께 담는다.

커피머신으로 머그컵 가득 커피를 내린다. 나 혼자 깨어있는 토요일 아침에 땅버 찍어 사과 한 입 물고

커피 한 모금 마실 때의 기분이란 그 순간만큼은 내가 승자.

소확행이 별건가요?


나 같은 ISFP에게 무계획의 주말은 생존수단 그 자체라 할 것이다.

평일에 차곡차곡 쌓인 피로 때문에라도 주말 휴식이 필요하지만, MBTI라는 게 있기 전부터도

자타 공인 집순이인지라 한가한 주말 오전이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주말 휴식이 기본값이라면 갓 내린 아메리카노와 아삭 사과, 달콤찐득 땅버는

최적화된 추가옵션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토록 위대한 소확행을 방해받지 않고 매 주말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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