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언어

우리만의 언어

by 정은유


우리 집엔 상전이 한 명 산다. 바로 고3 아드님이시다.

사춘기 끝났나 싶더니 웬걸... 수험생 모드로 래밸업 제대로 하시고는 집안 분위기를 장악해 버렸다. 수험생 있는 집들은 비슷하겠지. 이리 생각하면 살짝 위안되기도 한다.

어릴 땐 말 좀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 수다쟁이였는데 본디 성격이 말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었던 건지 필요한 말 외에는 먼저 대화를 걸지 않는다. 내 아이가 벌써 이만큼 컸다는 게 아쉽지만 어쩌겠나. 성격도 생김새 같은 것인걸.

언어라는 게 소리로만 전달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동작, 형태 등으로 상대방을 이해할 방법은 많다.

나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아들에게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반면 과묵한 아들은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정이나 눈빛, 때로는 방문을 얼마큼 닫았는지 등을 가지고 표현하곤 한다.

나는 그럼 이걸 또 귀신같이 알아채고 반응해 준다. <아들 언어 매뉴얼>도 쓰라면 쓸 수 있을 듯.

오늘 우리 상전님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친구랑 통화하는지 문밖으로 말소리가 간간이 들리는데 톤이 좋네. 웃기도 하는 거 같고. 다행이구먼.

공부도 좋고 대학도 가야겠지만,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채로 하루하루를 네가 꿈꾸는 날들로 만들어 가길. 그 꿈속에서 엄마 아빠는 열혈팬이 될게. 사랑한다, ㅇㅅ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