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과 척력
나는 뭐로 보나 의심의 여지없이 ISFP 다.
4개의 분류로 이루어진 이 기막힌 성격유형 테스트가 나온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처음 본 이에게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야 할 때도 MBTI를 말하면 된다.
“저는 ‘모험가 잇프피‘ 입니다. (이런 저라서 저는 제가 마음에 듭니다. ㅎㅎ;)”
내향형인데 실용적이라 혼자서도 잘 놀고, 감정에 민감하고 순간에 충실하다. 딱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렇게 살고 싶어 성격이 바뀐 건지, 타고난 성격이 이래서 그에 맞게 스타일이 만들어진 건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게으른데 한 번씩 미친 불나방이 되기도 하는 내가 싫지 않다.
잇프피가 다 그러진 않겠지만, 내 경우는 몇 년 전까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힘들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싫은 걸 싫다고 하면 상대가 돌아설까 봐 아닌 척한 적이 많았다. 서로에게 도움 될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치 보느라 용감하지 못했다. 싫은 게 죄가 아닌데 뭐가 그리 미안하고 불편했는지, 자존감이 낮아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러다 나이를 먹고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레 중심을 잡게 되면서 처세술도 늘었는지 아닌 건 아니라고 하는 게 관계 유지나 상황 전개에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됐다.
인력과 척력은 반대개념으로 인간 세상에서 필히 공존해야 하는 양축일 텐데, 그 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개인주의는 점점 심화되고 소리언어보다 문자언어가 익숙하다 못해 당연하게까지 느껴지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문자가 주는 편리함에 좋은 것과 싫은 것의 구분이 다소 즉흥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관계 자체에서 오는 피곤함도 있을 것이다.
일명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처럼.
그럼에도 좋은 건 좋다 말해서 긍정 에너지 나누고
‘싫어요‘나 ‘안 해요’ 같은 말은 분명하게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매너 있게 밀어내 보는 게 어떨지...
적당한 한글 표현이 생각 안 나는데,
솔직한데 기분 나쁘지 않은 영어 표현이 있지 아마. “No, Thank you.”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