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우산은요...
맑은 날을 좋아한다. 눈부시게 밝은 햇살은 생동감이 있다.
식물이 광합성하듯이 햇빛이 주는 에너지가 긍정의 힘 같다. 맑은 날은 컨디션도 올라가는 기분이다.
당연히, 비는 좋아하지 않는다.
무거운 공기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이 싫고, 앞머리를 내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거다. 비 오는 날의 헤어는 망(亡) 그 자체다.
비가 많은 여름도 좋아하지 않다 보니 더운 계절엔 잘 지치기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이 예민해질 때가 많더라. 흔히들 불쾌지수라고 하는 그것이 직빵으로 작용하는 것일 테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는데, 좀 더 수월하게 살기 위해 억지로라도 취향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차차 대비해 보자.
비는 안 좋아하는데 예쁜 우산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엔가 쓰던 우산이 더러워져서 새로 사야 했을 때 몇 날 며칠을 인터넷을 뒤졌던 거 같다. 이게 뭐라고.
이왕 쓸 우산, 게다가 싫어하는 비를 피하기 위한 우산이니 디자인이라도 예쁜 거 들어야 비호감이 상쇄될 것 같은 보상심리인 듯.
나한테 우산은 비를 안 맞기 위한 도구 이상인 게 분명하다.
이 와중에 주말까지 풀로 비 예보가 있던데, 가물었던 지역엔 단비가 되길 바라고 이미 충분한 곳은 사뿐히 지나가 주기를 바라본다. 비 자체는 좋지 않지만 그 핑계로 찾아 듣게 되는 그루브 한 재즈풍의 노래를 너무나 사랑한다. 빗소리에 질세라 지글지글 소리 내며 익어가는 부침개는 축복이고.
그러고 보니 비만 싫은 거지 그것이 가져다주는 부대 상황들까지 싫어한 건 아니었나 보다.
여름 끝나려면 멀었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으니 이 계절을 제대로 느껴볼 참이다.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고, 그리고 내 곁에는 네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