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내내 행복했더랬습니다.
* 오늘 놀란 일 한 가지 - ‘덕질’이 비속어가 아니었다. 사전에 엄연히 있는 단어다.
원래 없었는데 추가된 거겠지. 대략적이라도 시기가 궁금했는데 확인할 수 없었다.
* 덕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 배경 - ‘빛과 그림자’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오늘 글감이다.
두 용어가 무슨 관계길래 그러냐면,
내 인생에서 ‘빛과 그림자’를 얘기하려면 이걸 제치고 다른 걸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해 보련다.
이 드라마가 2011년에 방영됐다니 14년 전이구나. 생각보다 오래되진 않았네.
전국을 떠돌며 리사이틀하던 쇼단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였고 64부였음에도 마지막까지 시청률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엄청 재밌게 봤다. 무엇보다도 특별한 이유는...
주인공이 바로 내 젊은 날의 일부를 아낌없이 불태우게 했던 사람, 요즘 말로 하면 ‘덕질’의 대상, 안재욱이라는 점이다.
‘빛과 그림자’는 그래서 내게 선과 악, 밝음과 어두움 같은 양면성의 비유가 아니라 지나간 시절로 되돌아가기 전에 만나는 일종의 프롤로그다.
안재욱 님 아니, 재욱 오빠^^; (하... 얼마 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오빠라 부르려니 굉장히 어색하지만 오빠는 오빠니까, 오늘만 주책 부려볼게요. ㅎㅎ;
30년 되어가는 것 같은데, ‘별은 내 가슴에’ 드라마로 대스타가 된 오빠를 안 좋아한 사람이 주변에 없을 정도로 인기가 굉장했지요. 팬클럽 활동 같은 거 한 번도 안 해본 소심쟁이가 자진해서 가입하고 열성적으로 글 남기고 그러다가 운영진들 눈에 띄어서 같이 운영진 해보자는 제의까지 받았잖아요.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어려운 걸 내가 해냈다고요, 내 인생의 멋진 수확 중의 하나랍니다. ^^+
누구 못지않은 열성팬이 되어 오빠가 가는 곳에 미리 가서 기다렸다가 잠깐이라도 얼굴 보면 그저 좋고, 우리한테 와서 말 걸어주면 쓰러지고...ㅎㅎㅎ, 그땐 그게 전부였을 거예요. 나빴던 건 한 개도 기억 안 나고 가슴 뛰게 설렜던 기억만 가득합니다.
오빠를 함께 좋아했던 멤버들이 있었는데 하나 둘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멀어졌고, 결정적으로 싸이월드가 시들해지면서 저의 덕질도 끝이 났죠.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MBC 창사 특집 드라마에 오빠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소식 접하고 너무 반가웠어요. 지금 식대로 표현하면 한때 팬으로서 본방 사수 열심히 했습니다. 어릴 때 실컷 쫓아다녀봤으니까 이제 마음으로만 응원 보내는 것도 괜찮더라고요.
오빠도 나도, 어느새 중년의 나이. SNS로 전하는 일상 보면 너무 좋은 남편이자 아빠로 잘 지내는 거 같아 보기 좋아요. 뜨거운 가슴으로 응원했던 사람이 여전히 멋지게 사는 모습은 나한테로도 번져서 빛이 되어 주는 듯해요. 그림자는 생길 수가 없는 그저 빛, 감사할 따름이죠.
오래오래 건강히, 아름다운 주름만 간직한 채 멋있게 늙어가기를 바라요, 기꺼이 그러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