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형 인간의 새모임 도전기

그래도 애쓰길 잘했어...

by 이유림 후흑자

2026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뽐뿌 때문이었을까, 평상시라면 기피하는 잘 모르는 분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다년간의 회사생활로 인해 습득된 적절한 접대멘트와 스몰토크 기술 덕분에 사실 걱정할 건 없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스럽다.


처음엔 반짝반짝 윤이 나던 모임이 여러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나다보면 어느새 처음 취지와는 다른 지긋지긋한 모임이 되어버린다. 빠져나올 궁리만 하게 된다. 경험상 모임 초기에 브레이크 없이 급속히 친해져 모임을 자주 가지거나 그로인해 사적인 정보가 서로 넘치다보면 그렇게 되기 쉽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건 기쁜 일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인간들이 이 복잡한 도시에 오글오글 모여사는 게 다 이유가 있지 않겠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새로운 만남이란 그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보는 것과 같다. 물론 화들짝 닫을 수도 있지만...


모임을 다녀와서 느낀 점은 역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피곤한 일이라는 것이다. 혹시나 챙기지 않은 인사는 없었는지, 아이스 브레이킹 한답시고 너무 떠들진 않았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뭐 그렇게 거슬린 부분은 없었다고 자기검열을 마친다. 갑자기 인생 이렇게 방어적으로, 찌질찌질하게 사는 게 맞나 싶다.


이 세상엔 아직 배울 게 너무도 많고 훌륭한 사람들도 많다.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기 싫다며 기회를 날리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남은 장사다. 죽을 때까지 배워가는 게 인간이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 작은 시도마저 주저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야! 인생 길다, 머뭇거리다 나중에 어쩔래? 새해도 됐겠다, 좀 더 마음 크게 써보길 바란다, 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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