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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죽겠는데 AI가 다 뭐래

리카이푸의 'AI Superpowers'를 읽고 보니


지금 핫한 것이 무엇이더냐

트렌디한 것과  담쌓은 연구원들이 모인 경제연구소야말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창 회사를 다닐 때는 몰랐지만 퇴사를 하고 나니 그랬더란 걸 느낀다. 플랫폼에 대한 보고서는 이미 12년 전쯤에 핫했다. 오늘날 공룡 플랫폼기업이 선도하는 세상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또 빅데이터가 나왔다. 모두 다 빅데이터를 입에 달고 살더니 AI로 귀결되었다.


현재 AI Superpowers를 대변하는 나라는 자타공인 미국과 중국이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후면 중국과 미국이라고 바꿔 말할 것이다. 그만큼 중국이 열을 내며 질주하는 분야이고 앞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이다. 미국은 사실상 세계를 견인하는 IT 등에 업혀 달리는 상황이라 현재 무척 유리한 입장이지만 뒤따라오는 중국의 기세에 곧 기가 질리게 될 것 같다. 우리나라 역시 근현대사를 통해 이미 겪어본 일이지만, 사람들이 이제 막 깨치고 일어나서 너도나도 교육받고 잘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그 에너지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경제력을 토대로 한 신분상승 욕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니까.


중국이 그렇게 대단햐?

중국은 거기에다가 빅데이터 수집에 가장 최적화된 국가시스템을 가진 나라이다.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고 정보보호가 너무 중요해서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세상에서도 확진자 동선을 밝히기 꺼려하는 게 서구의 프라이버시 보호라고 하는데 (과연 사실일까... 추적하고 관리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이런 서구적인 통념과 반대로 가는 공산주의 시스템이 AI Superpowers가 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AI의 연료 역할을 하는 빅데이터가 가장 풍부한 나라, 관련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 그 스타트업을 팍팍 밀어주는 권력... 약간 오싹기까지 하다. 사실 중국이 일등을 하건, 미국이 일등을 하건 나와 무슨 상관이랴? 문제는 우리나라지... 우리나라가 그 사이에 좀 끼어 본격 AI시대를 선도했으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PC세상이 모바일 세상이 되면서 한국은 뭔가 그 세에 안주하거나 삐그덕 대고 있다. 반면 PC세대가 아예 없었던 중국은 모바일 세상에서 쭉쭉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한도시는 전기차만 운행이 되고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되고 있다는 사례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막강한 테크기업들이 포진해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사회를 거꾸로 돌리건 말건 IT기술은 앞을 향해 나갈 것이다.


'리카이푸'는 모르면 안돼~

AI Superpowers의 저자, 리카이푸는 이 책을 쓰기에 최적의 스펙을 가졌다. MIT에, MS에, 구글에... 좋은 곳이란 좋은 곳은 다 거쳤다. 거기다 대만 출신 중국에서 활동한 특이점에서 오는 균형감각도 뛰어나다. 객관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의 AI 미래세계를 예측하는 그의 말은 참으로 타당하고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다가 저자는 최근 암으로 사선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러면서 미래사회를 보는 시선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남보다 앞선 기술개발에 전력하던 사람이 그 보다 기술 자체의 의미, 인간을 위한 AI에 대해 고찰을 하게 되었달까?


하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무슨 획기적 기술이 개발되면 그 자체가 전세계를 사정없이 강타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기술은 우회하거나 변형을 계속한다. AI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열광했던 우리 세대, 아이언맨의 자비스에 감탄했던 세대들은 인공지능은 한없이 높이 올라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영화 속에서나 있는 일이다.


AI는 도구일 뿐이다. 인류의 일상에 골고루 스며들 테지만  10년 뒤 나는 지금과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 앉아 노트북과 아이패드로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로봇이 아무리 훌륭해도 창작 작업을 대신할 수는 없다. 물론 그때의 나는 AI 서치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자율주행차 덕분에 내 운전면허증은 무용지물이 되어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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