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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광웅 Apr 23. 2016

100일 내가 본 유럽-파리(Ⅲ)

용기, 꽃내음

2015년 9월 4일


루아르 고성 투어의 시작점이 되었던 투르역


용기- 루아르 고성 


다음 목적지인 슈농소 성은 앙부아즈 성보다 크기는 비슷했지만 앞 쪽에 정원이 있다는 점이 달랐다. 가이드는 점심시간까지 주고 약속을 잡았고 미국인 부부와 나는 슈농소 성으로 향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서로 이야기하기도 껄끄럽고 그랬는데 같이 다니면서 조금씩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

 '유럽 100일 여행 中 D-20'


투어를 이용하면 여행 중 많은 장소를 한 번에 들를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 루아르 고성 투어도 마찬가지였다. 루아르 고성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가격이 상당했기 때문에 배낭여행자였던 나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현지 투어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지 투어는 외국인 가이드가 함께 하기 때문에 언어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했지만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현지 투어를 신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투어를 통해 처음으로 외국인들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슈농소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미국인 부부와 첫 만남은 어색했다.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들은 영어가 모국어기 때문에 내가 괜히 말을 걸면 서툰 나의 영어 실력 때문에 어색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 내부에서는 따로 이동했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만 정원을 나오면서 그들과 대화를 시작할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혼자 다녔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외로움이 더 컸었고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동행을 제안했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내어 계속 말을 걸었다. 나는 그들에게 슈농소 성이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그들은 작지만 괜찮았다고 대답해주었다. 정원을 나오면서 당나귀를 봤냐고 했더니 당나귀가 있었냐고 반문했다. 나는 그들을 당나귀가 있는 곳으로 인도했다. 슈농소 성 정원 끝 쪽에는 당나귀들이 있었고 그들은 당나귀를 보자 귀엽다고 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면서 나도 점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슈농소 성과 정원



슈농소 성에서 용기를 낸 덕분인지 그다음 일정인 슈베르니 성과 샹보르 성에선 그들과 계속 동행하게 되었다. 슈농소 성의 하운드들을 보면서 같이 연민을 느끼고 샹보르 성의 크기를 보면서 같이 경탄했다. 샹보르 성을 나오면서 그들과 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둘 부부는 2주 동안 휴가를 내서 런던, 파리, 투르, 아비뇽, 니스 일정으로 여행 중이었다. 그들에게 내 여행 일정을 설명해주니까 그들은 매우 놀라 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 중인 내가 부럽고 정말 대단하다고 하셨다.

 

일상에 젖다 보면 감사해야 할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여행도 20일째를 넘어가니 당연시되었고 나의 여행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잊고 있었다. 그들과의 동행을 통해 영어에 대한 용기를 얻고 다시 한번 여행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루아르 고성 투어를 선택한 것은 나의 계획이었지만 그들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여행자에게 어느 곳에 가느냐도 중요한 문제지만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여행을 남기게 된다.


하운드. 슈베르니 성
샹보르 성의 전경
샹보르 성에서 보이는 전경




2015년 9월 5일


아이들. 모네의 정원


꽃내음- 지베르니


지베르니의 마을 풍경은 한마디로 꽃밭이다. 주변에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고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유럽 100일 여행 中 D-21'                                          


형형색색의 꽃들로 수놓은 마을, 지베르니




사방에서 풍겨오는 향기로운 꽃내음


살랑~살랑~


나비는 봄바람을 타고 날아다녔다.




싱그럽게 피어난 달콤한 꽃내음


윙~~~윙


벌은 꿀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수련. 모네의 정원
모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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