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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이 Apr 11. 2024

오로지 나를 위한 휴식

복직 2개월 만에 샌드위치 연차를 사용했다. 다만, 어제도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자지 않고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아침은 매우 비몽사몽 한 상태였지만, 오늘은 휴가니까!라는 생각이 내 마음을 가볍게 했다. 한 달 만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조용한 카페에서 글을 쓰는 이 자체가 나에게는 휴식이고 쉼이다.



조승연의 탐구생활 유튜브를 우연히 봤는데,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1) 자율성 (2) 관계성 그리고 (3) 유능함. 이 세 가지 동그라미가 겹치는 부분의 파이가 커질수록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저번달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면서 너무 쳐지는 날에 워킹맘 선배에게 한 말이 있다. "일도, 육아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선배의 답변이 웃으면서 (7살 아들이 있다) "I told you. You should be ready to be mediocre at everything". (내가 모든 것에 그저 그런 수준이 될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그랬지?)  내가 선배에게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육아와 일을 완벽히 하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지만, 둘 다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고갈되는 나를 다시 채울 시간도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나는 MBTI의 E 성향이 강하고,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인데, 나를 위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나의 에너지가 채워지지 못한 상태로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육아가 처음인 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자율성, 채워지지 않는 관계성 그리고 어색한 유능함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이런 나의 생활이 뉴노멀의 시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알파걸은 될 수가 없다. 하지만, 나의 행복이 채워지는 정도의 자율성과, 관계성 그리고 유능함을 채워가는 것으로 결심했고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필요한 나의 기준치를 매번 새롭게 정립하기로 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는 행복하다.  



모닝티 한잔의 여유가 주는 행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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