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게도 하루 간격으로 거장 두 분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치다 미쓰코(Mitsuko Uchida, 75세)
Ludwig van Beethoven, Sonata in E minor, Op. 90
Franz Schubert, Sonata in B-flat, D. 960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84세)
Samuel Coleridge-Taylor, Ballad
Ludwig van Beethoven, Piano Concerto No 2
내 돈 주고 표를 샀으나 감히 비평이랍시고 함부로 입을 댈 수 없는 무대였지요. 이 연세에도 공연을? 이런 우려 따위는 필요 없이 구름 위를 유영하는 듯한 터치의 슈베르트, 온몸으로 릴랙스란 이런 것이다를 시연하는 베토벤을 우리는 언제 또 만나볼 수 있을까요?
2년 전 위그모어의 임윤찬을 접했을 때와 정반대의, 그럼에도 묘하게 연결되는 경이로움입니다.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며 진지하게 2020년 산 현대곡을 고전과 접목시키는 학구적인 피아니즘, 음악의 시내에서 물결을 온몸으로 느끼다 문득 제 멋에 뛰어오르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자유로운 손놀림에는 그저 경탄할 뿐. 그럼에도 뭔가 마음에 안 드셨는지 중간중간 짧게 내뱉는 탄식소리마저 퍼포먼스의 일부로 느껴진, 인간의 한계란 결국 스스로를 가두는 인식의 울타리일 뿐임을 깨달은 소중한 이틀밤이었습니다.
(25/02/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