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꿈 Aug 06. 2020

끝이 나지 않는 가정보육

코로나19가 온세계를 뒤덮은지 반년가까이 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초기엔 텅 빈 놀이터, 쇼핑몰. 거리 곳곳이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 정도로 조용하다 싶었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 대부분 일상으로 돌아간 듯 하다. 얼굴의 반 이상을 마스크로 가리고 있는 걸 제외 하고는.

그렇게 장기화된 가정보육. 휴원상태였던 어린이집은 이번 달부터 정상 운영을 함을 공지했고, 주 1회, 주2회 등 다양한 형태의 등교수업방법을 통해 방역을 해 오던 학교도 점차 등교일수를 늘려 나가고 있다.


우리 아기들은 2월 중순-3월중순정도까지는 초긴장상태의 생활을 이어나가다 나의 복직과 남편 회사의 재택근무 종료로 정상 등원을 한 지 오래이다. 아이들 하원길에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놀이터로 직행하곤 하는데 마스크를 하지 않고 들이대는 친구가 있으면 곧바로 귀가를 하는, 조금은 특별하지만 큰 지장은 없는 일상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런 생활패턴이 이번주부터 어린이집 방학으로 다시 바뀌게 되었다. 둘째를 처음 만났을 때에만 해도 어떻게 해야 이 두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이 참 많았는데 3살,5살이 된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 크고 있다. 여전히 딸 둘 가진 엄마의 전생을 존경하며 지내고 있긴하지만. 내려놓고 포기하고 나니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벌써 우리 둘째가 26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세상물정 모르고 떼만쓰는 둘째를 보며, 우리 첫째는 이맘때 엄마아빠한테 떼도 못 쓰고 임신중인 엄마를 배려해줬구나 하는 생각에 예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이다.


가정보육 4일차, 우리 가족의 일상은 철저히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언제나그랬듯, 아이의 정기검진을 방학 중 전면 배치해 뒀고, 미용실 예약과 마트방문은 당연한 코스가 되었다.

어린이집 방학시즌엔 늘 바글바글한 키즈카페가 지금은 어떤 지 사실 알지 못한다. 잠잠해졌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아직은 키즈카페에 대한 용기가 나지 않아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왜 내가 진즉에 주택으로 이사가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1일1회 밀려온다.

아들 둘 키우기에 1층, 주택이 최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지만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현실에 맞춰 아들둘 보육을 해야 하기에 우리집만의 노하우를 제시해본다.

-어린이집 방학 중 스케쥴을 날씨별로 계획하기. 날이 좋은 날은 그저 가까운 하천에 산책만 가도 그만이지만 요즘같이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있다.

-재미요소 준비해두기. 우리 부부는 이번 방학 때 '씨몽키'라는 생물을 구입하여 준비해뒀다. 동면상태로 50년이나 생존한다는 씨몽키 알을 구입하여뒀다가 아이들과 함께 관찰을 시작했다. 집에서 무언가 키우기를 굉장히 싫어하는 나에게 너무 질색팔색인 일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김과 동시에 아이들의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에니메이션 보기. 둘째가 어려서 늘상 꼬마버스타요같은 영상만 봐왔지만 시간이 많으니 작품성있는 영상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 에니메이션을 보여주기로 했다. 우리의 선택은 <마당을 나온 암탉>. 둘째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잠이 들었지만 우리 첫째는 영상에 집중하여 내용도 다시 이야기해보고, 주인공 이름도 이야기하며 다시 복기하고 있다.

-블루베리체험 등 다양한 체험. 4월쯤 처음 딸기체험을 다녀왔는데 두 아이 모두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이었기에 6월쯤에는 블루베리체험을 다녀왔다. 수많은 체험 농장에서 계절별로 아이들을 위한 체험을 준비해두고 있다. 단순히 놀이기구에서 뛰어노는 것 보다 자연에서 직접 수확의 기쁨을 느끼는 것은 어떨지.


아들이든 딸이든 하나든 둘이든 육아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내려놓기가 필요하다. 아이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라 하루종일 얌전히 부모의 뜻대로 지내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보다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맞춤형 보육을 해 주는 것이 행복한 가정보육을 위한 필수요소가 아닐지.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부부는 어떤 부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